(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중국 축구는 아직 월드컵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말 그대로 대망신이었다. 중국 팬들이 안방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최악의 비매너를 보여줬다. 일본의 국가가 나올 때 야유했고, 일본 선수들에게는 레이저를 쐈다. 한 팬은 경기 도중 경기장에 난입해 상의를 탈의하는 등 경기 진행도 방해했다. 이런 행동들의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먹는다는 걸 모르는 듯한 행태였다.
중국은 19일(한국시간) 중국 샤먼에 위치한 샤먼 에그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승점을 얻지 못한 중국은 C조 다른 팀들의 결과에 따라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날 중국은 전반 39분 일본의 최전방 공격수 오가와 고키와 센터백 이타쿠라 고에게 연속으로 실점하면서 끌려갔으나, 후반전 초반 린량민의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그러나 이내 오가와에게 세 번째 실점까지 허용해 무너졌다.
홈팀 중국은 4-3-1-2 전형을 꺼냈다. 왕다레이가 골문을 지켰고 후허타오, 장성룽, 주천제, 양쩌상이 수비진을 구축했다. 미드필드는 시에원넝, 왕상위안, 쉬하오양이 맡았다. 조용징이 2선에서 최전방의 린량민과 웨이 시하오를 지원했다.
원정팀 일본은 3-4-2-1 전형으로 맞섰다. 자이온 스즈키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마치다 고키, 이타쿠라 고, 아유무 세코가 백3를 구축했다. 나카무라 게이토와 이토 준야가 측면에, 다나카 아오와 주장 엔도 와타루가 중원에 배치됐다. 구보 다케후사와 미나미노 다쿠미가 오가와 고키를 도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일본은 점유율 68%를 기록하면서 슈팅 11회, 유효슈팅 5회로 중국을 매섭게 압박했다. 529회의 패스 성공 중 무려 303회를 상대 진영에서 성공시켰다. 중국도 슈팅 8회, 유효슈팅 3회로 나름 효과적인 반격을 노린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득점으로 이어진 것은 린량민의 골이 유일했다. 패스도 본인들 진영에서 돌린 게 더 많았다.
중국은 수비에 집중한 뒤 역습을 펼치는 전략을 준비했지만, 전반 39분 오가와에게 선제골을 실점해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시에원넝과 린량민이 배치된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려고 했으나 오히려 구보와 이토에게 위험한 장면만 허용했다. 여기에 전반전 추가시간 이타쿠라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면서 0-2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중국의 전략은 후반전 들어 먹히는 듯했다. 후반 3분 공격수 린량민이 추격골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중국은 린량민의 골에 힘입어 동점까지 노리려고 했으나 후반 9분 오가와에게 실점해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중국은 추가골 실점 후 장유닝, 왕지밍 등 공격수들을 연달아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당겼으나 실력의 차이를 넘지 못했다. 일본은 가마다 다이치와 미토마 가오루, 교고 후루하시 등 유럽에서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을 투입해 안정적으로 승리를 노렸다. 결국 경기는 중국의 1-3 패배로 마무리됐다.
경기보다 화제가 됐던 건 중국 선수들과 팬들의 행동이었다. 특히 중국 팬들의 존중없는 행동은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중국 선수들은 일본 원정에서 당한 0-7 대패를 의식하는 듯 경기 초반부터 거친 파울을 서슴없이 범했다. 전반전에만 경고 두 장이 날아왔지만 중국 선수들은 거친 플레이를 멈추지 않았다.
매너가 없었던 건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전 일본 국가가 연주되자 중국 홈팬들은 일본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단지 일본 축구대표팀만이 아니라 일본 전체를 모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었지만, 중국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기가 도중에는 일본 선수들에게 레이저를 쏴 시야를 방해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페어 플레이 정신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관중이 난입하는 일도 있었다. 전반 34분경 한 남성이 경기장 안으로 뛰어 들어와 안전 요원들과 짧은 추격전을 벌인 끝에 제압됐다. 해당 남성은 도망치는 도중 상의를 탈의해 관중들의 관심을 끄는 모습도 보였다.
일본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은 존중한다"면서도 "선수들은 규칙 아래에서 페어 플레이를 한다.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국가가 울려 퍼질 때 야유는 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목소리를 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를 두고 "일본이 올해 치르는 마지막 A매치를 괜찮게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일본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야유가 나왔다. 전반전 중반에는 스즈키 골키퍼가 중국 팬들이 쏜 레이저에 방해를 받았다. 관중이 난입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중국은) '쿵푸 축구'로 위험하고 거칠게 플레이했다"며 중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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