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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여자오픈 포스터


내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림투어가 달랑 선수 50명이 경쟁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드림투어에서 뛸 선수 300여 명이 내년 대회 출전을 모두 보이콧을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이콧 움직임은 KLPGA 투어가 내년 1월 열리는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2월 개최되는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를 2025년 시즌 드림투어 일정에 포함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는 총상금이 30만 달러(약 4억 2천만 원)에 이릅니다.

올해 치러진 드림투어 시즌 최종전 왕중왕전을 뺀 19개 대회 총상금은 7천만 원에서 1억 원 사이였고, 우승자에게 돌아간 상금은 1천50만 원에서 1천500만 원이었습니다.

총상금의 15%를 준 겁니다.

내년에도 다르지 않을 전망인데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는 우승 상금이 6천만 원이 넘을 전망입니다.

올해 드림투어 상금왕 송은아가 손에 넣은 상금은 5천283만 원이었습니다.

조이안은 2천240만 원의 상금으로 드림투어 상금 랭킹 20위 이내에 주는 KLPGA투어 풀시드권을 땄습니다.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 한 번이면 올해 상금왕이 받은 금액을 훌쩍 넘는 상금을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에 출전할 선수 50명이 이미 정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들 50명은 올해 드림투어 상금 랭킹 30위부터 50위, 그리고 KLPGA 투어 상금 랭킹 61위부터 80위에 포진한 선수들입니다.

이들 50명의 경기력은 KLPGA 투어 선수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아무래도 기량이 떨어지는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현지 선수들과 겨루면 우승을 포함해 상위권을 휩쓸 것으로 보입니다.

두 대회 모두 한국 선수는 50명, 현지 선수는 70명 안팎 출전합니다.

이렇게 되면 내년 드림투어 상금 랭킹 20위 이내에 들면 받는 2026년 KLPGA 투어 시드권의 주인은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 2개 대회에서 사실상 결정되는 셈입니다.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드림투어 대회에서 아무리 상금을 모아도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상위권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도저히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 상금이 드림투어 상금 랭킹에 포함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드림투어에서 뛸 예정인 약 300여 명의 선수 사이에서는 "굳이 수천만 원의 경비를 들여 1년 내내 드림투어 대회에 나갈 필요가 없지 않으냐"는 얘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상당수 선수들은 곧 온라인 모임을 통해 KLPGA가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내년 드림투어 보이콧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 KLPGA 회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시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에 다녀온 50명의 선수만 내년 드림투어 대회에 계속 출전할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KLPGA 투어는 이듬해 KLPGA 투어 시드권을 주는 20명을 상금 랭킹이 아니라 포인트로 바꾸고,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에 부여하는 포인트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최윤정 KLPGA 전무는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 상금 규모가 다른 드림투어 대회와 너무 차이가 커서 부작용이 있다는 데 공감한다.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상금 차이가 크기에 포인트 차이를 좁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너무 좁혀도 큰 경비를 들여 두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오히려 불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대책도 없이 인도네시아 여자오픈과 필리핀 레이디스 마스터스 2개 대회를 덜컥 드림투어 정규 대회로 받아들인 것은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사진=AGLF 제공, 연합뉴스)

전영민 기자 ym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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