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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신들린 퍼트 안나린…56억·첫승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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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안나린이 22일(한국시간) 열린 LPGA 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 18번홀에서 신중하게 그린 경사를 살피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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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 적중률 100%, 퍼트 수는 단 23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년 차 안나린(28)이 인생샷을 날리며 '우승 상금 400만달러(약 56억원)'와 LPGA 투어 첫 우승을 동시에 노린다.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 올 시즌 최고 활약을 펼친 상위 60명이 총상금 1100만달러를 놓고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

첫날 선두는 한국의 안나린. 이날 안정적인 드라이버샷과 고감도 퍼트 감각을 앞세워 버디를 무려 8개나 잡아냈다. 8언더파 64타로 2위인 에인절 인(미국)에게 1타 앞선 단독 선두다.

안나린은 드라이버로 평균 241야드를 날렸고 14차례 모두 페어웨이를 지켰다. 아이언샷이 살짝 흔들리며 그린은 5차례나 놓쳤지만 정교한 숏게임과 벙커샷, 그리고 위기를 지워내는 완벽한 퍼트를 앞세워 보기 없는 스코어 카드를 적어냈다.

안나린은 "퍼트가 정말 잘됐다. 스피드와 라인이 모두 좋았다. 평소보다 좀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돌아본 뒤 "이 코스는 퍼트가 잘되면 스코어가 잘 나오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안나린은 올 시즌 포틀랜드 클래식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4차례에 오르는 등 활약했지만, 84만2634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39위에 머물러 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무려 400만달러. 2위도 100만달러나 받지만 느낌이 다르다. 안나린이 첫날 기운을 계속 이어간다면 LPGA 투어 역대 최다 시즌 상금 기록을 새로 쓰며 상금왕을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7월 한국에 잠시 들어와 스윙을 교정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매주 대회에 출전하면서 다운스윙 궤도가 가파르게 바뀌며 거리 조절에 애를 먹었다. 당시 안나린은 "공이 너무 찍혀 맞아 아이언샷 거리가 들쭉날쭉했는데 한국에서 스윙 코치와 함께 '완만한 궤도'로 교정했다. 2주간 골프장과 헬스장, 집만 오갈 정도로 골프에 몰두했다. 핀을 직접 보고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다.

LPGA 투어 첫 우승 가능성도 커졌다. 2021년 LPGA 퀄리파잉(Q) 시리즈에 수석합격하며 2022년부터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안나린은 아직 우승이 없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는다. 그는 "이 대회도 다른 대회와 똑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한 뒤 "그저 경기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올해 LPG A투어 3승과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5언더파 67타로 공동 5위에 포진했고 고진영·이미향·최혜진이 4언더파 68타로 공동 11위로 출발했다.

이 대회의 관전 요소는 또 있다. 신인상과 베어 트로피(최저 타수상) 경쟁이다. 신인상 레이스 2위 임진희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28위, 신인상 선두인 사이고 마오(일본)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50위에 머물렀다. 임진희는 일단 4위 안에 들어야 '역전 신인상' 가능성이 생긴다.

베어 트로피에 도전하는 유해란은 1언더파 71타 공동 38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고, 유해란과 경쟁하는 후루에 아야카(일본)는 3언더파 69타 공동 17위로 유해란보다 2타 더 적게 치며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날 성적을 포함해 유해란은 69.9886타, 아야카는 70.0348타로 차이가 좁혀졌다.

넬리 코르다(미국)는 버디와 보기를 3개씩 적어내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60명 중 공동 44위다. 이미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코르다는 7승이나 했지만 다른 타이틀을 모두 내주고 씁쓸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도 있게 됐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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