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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지금은 사서 고생할 때…후회하기 싫어 도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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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월드투어 정복 나선 김민규
KPGA 상위 랭커로 출전권 받아
7년전 이루지 못한 꿈 올해 결실
BMW 호주 PGA챔피언십서 데뷔


매일경제

21일 DP월드투어 공식 데뷔전이었던 BMW 호주 PGA 챔피언십 첫날 11번홀에서 홀인원에 성공한 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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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고 하자나요. 아직까지는 배가 고파도 참고 견뎌낼 수 있어요. 이번에 도전하지 않으면 10년 뒤에 땅을 치고 후회할 것 같아 도전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제가 생존력이 남다른데 어떻게든 살아남아 K골프의 위상을 높여보겠습니다. 하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떠나 DP월드투어에서 새출발하는 김민규는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만 16세가 됐던 2017년 DP월드투어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 유럽 3부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그의 꿈이 7년 만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KPGA 투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상위 랭커로 DP월드투어에서 활약하게 된 김민규는 최근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DP월드투어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곧바로 도전하기로 했다. 기회가 매 번 오는 게 아닌 만큼 이번에는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떨리는데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민규가 아버지와 함께 유럽으로 넘어왔던 2017년까지만 해도 DP월드투어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던 무대다. 만 16세에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8년 2부 투어 D+D 체코 챌린지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17세 64일)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토록 바랬던 DP월드투어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코로나19까지 터지며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KPGA 투어와 아시안투어에서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김민규 역시 DP월드투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유럽 하부 투어를 누빌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모든 면에서 세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여기에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내 실력만 발휘한다면 어떤 상대와 맞붙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겼다. 전세계에서 모인 골프 고수들 사이에서 내 이름 ‘MK’을 최대한 알려보겠다”고 강조했다.

김민규는 전세계 프로 골프 투어 중 한 시즌 이동거리가 가장 긴 DP월드투어 생활을 즐겨보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세계 26개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DP월드투어 선수들은 비행기를 자동차처럼 자주 이용한다.

이에 대해 김민규는 “매주 이동거리가 엄청나고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불평하는 대신 내 골프 실력이 성장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려고 한다. 전세계를 돌아 다니며 골프를 칠 수 있는 게 DP월드투어 선수의 특권인 만큼 한해를 즐겁게 보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호주로 떠난 김민규는 DP월드투어 2025시즌 개막전 BMW 호주 PGA 챔피언십 첫날 11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1일 호주 브리즈번의 로열 퀸즐랜드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올린 BMW 호주 PGA 챔피언십은 김민규의 DP월드투어 공식 데뷔전이다.

김민규는 “178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공을 쳤는데 홀로 빨려 들어갔다. 홀인원을 하면 3년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긴다고 하는데 DP월드투어에서 많은 행운이 따라주면 좋겠다”며 “올해 최우선 목표는 생존으로 잡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PGA 투어 출전권을 노려보려고 한다. 레이스투두바이 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려 PGA 투어에 직행할 수 있도록 남은 시즌 열심히 쳐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규가 DP월드투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특별한 조력자도 있다. 지난해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을 합작했던 말레이시아 출신의 란 로렌조 캐디와 웅빈매니지먼트그룹의 윤주식 본부장이다. 이들은 김민규가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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