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훌륭하다’ 사진|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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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훌륭하다’가 방송 2회 만에 위기를 맞게 됐다. 수십 년간 개를 식용으로 도살하던 탕제원 주인을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
유기동물 보호단체인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6일 공식 홈페이지에 “KBS2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방송 중 동물학대자를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항의 및 정정 방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8월 KBS에서 동물을 주제로 하는 신규 예능 제작을 위한 자료 협조 요청을 받고, 방송 취지를 전달받았다. 해당 방송은 전문가와 함께 동물 관련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동물 식용, 신종펫숍, 재난 피해 동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방송을 통해 동물권 향상을 위한 여론을 모으고 사회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육곰, 동물학대 등 단체에서 대응한 여러 사안에 대해 자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반려문화를 형성하겠다던 방송에서 도리어 동물학대자를 옹호하고 미화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동물은 훌륭하다’ 2회는 집 잃은 반려견이 건강원에서 도살당한 사건을 주제로 한 방송에서 오직 가해자의 입장에서만 내용을 구성했다. 이로 인해 해당 방송에는 피해자의 목소리 대신 가해자의 변명과 포장만 담겼다”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건 발생 7년이 지나도록 오선이의 비통한 죽음을 잊지 못한 반려인은 이 방송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방송에 나와 ‘지난 35년의 시간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려인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했던 도살업자는 정작 오선이 반려인에게는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건넨 적이 없다”고 했다.
계속해서 “A씨가 운영하던 업소는 당시 오선이를 살해하기 한 달 전 쯤에도 뜬장을 탈출한 개를 올무로 끌고 다니고 목을 조르다 도살해 적발되는 등 동물학대의 온상으로 악명높던 곳이다.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은 명백한 동물학대 사건을 다루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조명하는 대신 오히려 도살업자의 입장만을 대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애견목욕샵을 운영한다는 업자와 그의 딸이 등장해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하는 장면을 그대로 송출했고,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본 출연자들은 ‘마음의 짐을 갚아나가는 것 같다’는 등 도살업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한 동물학대 사건임에도 가해자의 편에서 그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로서 조속한 사과와 정정 방송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동물은 훌륭하다’ 2회에는 2017년 집 잃은 반려견 오선이가 납치돼 탕제원에 팔려간 뒤 식용으로 도살당한 ‘오선이 사건’에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사건 당시 탕제원 주인 A 씨는 오선이를 훔친 사람으로부터 4만 원을 받고 오선이를 도살했다. 오선이는 빨간색 목줄을 하고 있었으나 A씨는 보호자를 찾지 않고 도살해 개소주로 만들어 판매했다.
A 씨 부녀는 ‘동물은 훌륭하다’에서 현재 애견목욕샵을 운영 중이라고 밝히며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당 방송 후 논란이 일자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은 VOD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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