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장기 재계약을 제시했지만 손흥민이 토트넘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트넘 레전드'에 도전하는 손흥민 입장에선 토트넘 제안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28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이 장기 계약에 서명하지 않으면 손흥민을 클럽에 유지하기 위해 12개월 연장을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먼저 토트넘이 웨일스 수비수 벤 데이비스 계약서에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비스도 손흥민처럼 2025년 6월에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다.
매체는 "토트넘이 다음 시즌 베테랑 수비수를 지키기 위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다. 그의 계약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토트넘은 그를 1년 더 붙잡을 수 있는 옵션이 있고 그들은 이를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손흥민이 장기 재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거라고 했다. 이를 해석하면, 손흥민이 현재까지 토트넘이 제시한 재계약 제안이 맘에 들지 않아 계약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흥민이 원하는 수준의 연봉이나 계약 기간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4년 계약을 맺었다. 옵션 발동을 하지 않으면 손흥민은 내년 1월부터 자유롭게 다른 구단과 협상할 수 있으며 6월에는 계약 종료 후 떠날 수 있다.
기존 관측은 토트넘이 손흥민을 공짜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 일단 옵션을 발동해 놓고 새로운 계약을 제안할 거란 점이었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지난 18일 "토트넘은 자신들을 보호하고 손흥민과 새로운 장기 계약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매체는 "토트넘의 고위층은 손흥민 측에 그들의 결정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양측이 새로운 다년 계약에 대한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손흥민의 재계약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라고 했다.
과거 토트넘에서 스카우터로 활동한 브라이언 킹도 손흥민의 경험과 영향력이 토트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2년 정도의 계약으로 인해 토트넘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킹은 토트넘 관련 소식을 전하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떠난다는 루머를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손흥민에게 2년 계약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손흥민의 급여가 팀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이상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는다고 해서 문제가 생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급여를 적당한 선에서 유지할 수 있다면 오히려 손흥민의 실력과 경험이 팀에 주는 도움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킹의 주장이었다. 당장의 금전적인 손익만 따지지 말고 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라는 조언으로 해석됐다.
킹은 "손흥민처럼 경험과 수준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2년이라는 기간이 클럽에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손흥민이 클럽에 기여한 것보다 3분의 1정도만 기여한 선수들이 버는 돈을 보면 말이다"라고 했다.
또 "손흥민은 다음 시즌 이후에도 벤치에서 더 많이 활용될 수 있다. 손흥민은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 선수다. 그는 코치들과 함께 젊은 공격수들을 가르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손흥민을 주전으로 기용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데리고 있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브닝 스탠더드의 분석은 다르다. 토트넘이 다년 계약안을 손흥민에 제시했으나, 이를 손흥민 측이 수용하지 않게 되자 토트넘이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보도했다.
이 보도의 긍정적인 점은 양 측이 다년 계약을 협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면엔 토트넘이 제시한 다년 계약안을 손흥민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숨어 있다.
2015년 여름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에서 4000만 유로(약 588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으로 합류한 손흥민은 토트넘의 상징적인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까지 여덟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프리미어리그에 몇 안 되는 선수가 됐고 2021-2022시즌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나아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열 번째 시즌을 보내며 419경기에서 165골과 87도움을 기록했다. 조만간 대런 앤더튼의 토트넘 소속 프리미어리그 최다 도움 기록도 눈앞에 두고 있다.
긴 시간 토트넘에서 뛰었음에도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에서 헌신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초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계약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그는 오직 2008년 이후 없는 토트넘의 무관을 끝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은 "난 올해 완전히 집중하고 있고 구단 모두 자격이 있는 무언가를 따내고 싶다. 내가 일하는 이유다. 난 여전히 아주 중요한 계약을 구단과 하고 있고 내 계약이 끝날 때까지 무언가 얻고 싶다"라고 밝혔다.
지난 9월에도 손흥민은 재게약과 관련된 질문에 "아직 관련된 대화를 하지 않았다. 난 올해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고 그저 구단이 받아야 마땅한 트로피를 따고 싶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절대 모른다. 난 당연히 이 구단에 모든 걸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 손흥민이 장기 계약 제안에 사인하지 않고 있다는 건,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토트넘에 더 오랜 시간 남아 우승이나 다른 굵직한 성과를 내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구단으로부터 받은 조건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도 지난달 30일 "토트넘 홋스퍼는 한 스타에게 막대한 빚을 졌다"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끼친 막대한 영향력을 주목하면서, 손흥민이 떠난 토트넘의 미래를 걱정했다.
매체는 "토트넘 홋스퍼의 문제는 손흥민이 떠나거나 은퇴한 후에도 한국인들로부터 이 정도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라며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은 아시아 팬들과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래나 이것이 자녀들에게 지구 반대편에 있는 클럽을 따르도록 격려하는 것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토트넘 홋스퍼의 한국 내 인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든,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클럽이 대륙의 슈퍼스타 손흥민의 확고한 충성심이 없었다면 글로벌 팬 설문 조사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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