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계엄령이 발표된 직후 서울 여의도구 KBS 본관 앞에 주차된 렉스턴 스포츠 차량. 사진 | 독자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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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난 3일 기습적으로 선포한 계엄령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계엄령을 내린 뒤 방송사 접수를 해온 과거 군부정권과는 결이 무척 달랐다.
5일 스포츠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지상파 방송사 보도국 내부로는 계엄군이 단 한 명도 오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서울 여의도구 KBS 본관 앞에 렉스턴 스포츠로 추정되는 국군 지휘차량이 한 대가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장교 출신 한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군용 렉스턴 스포츠 차량이 맞다”며 “안테나가 달린 전술용 차량도 있으나, 이 차는 군인만 실어나르는 수송용 차량”이라고 말했다.
KBS 한 관계자는 “저녁 늦게까지 사무실에 있다 대통령 계엄령 선포를 보고 국회 앞으로 나갔다가 다시 회사로 들어왔다”며 “추후 확인한 바로는 군용차량 한 대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BS 커뮤니케이션부에 확인 결과 군인이 방송사 내에 진입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MBC, SBS 등 타 지상파에도 이런 흔적은 없었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계엄령이 선포된 시각, 방송사에 계엄군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해 긴장했다”며 “막상 아무도 오지 않아 이게 맞나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상파 CBS 아침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진행하는 앵커 김현정은 밤에 계엄령 소식을 듣고 자정 무렵 방송사에 도착했다.
김현정 앵커는 “CBS는 전파를 이용하는 지상파 방송이기에 주요 정보통신 기반 시설로 분류된다. 전시나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군이 여기 와서 방송을 통제·지휘할 수 있다”며 “방송사 도착했을 때 군인들이 쫙 깔려있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개미 한 마리 없었다. 이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계엄은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겸손은 힘들다) 방송 근처에 주둔한 계엄군. 사진 |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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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진보 진영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엔 계엄군이 배치돼 실제로 출입을 통제하며 공포를 조성했다. 이재석 전 KBS 기자는 4일 새벽 진행한 방송에서 “10여 명이 서울 충정로에 있는 방송국 스튜디오 출입문을 봉쇄했다”며 군인들이 사옥 앞에 무리 지어져 있는 사진이 공개했다. 양지열 변호사 등 진행자들도 들어가지 못했고, 진행자인 김어준은 군인들을 피해 모처로 도피했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박정희, 전두환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며 계엄령을 선포할 때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박정희 당시 육군 소장은 1961년 5월16일 새벽 5시 박정희 등 쿠데타군은 중앙방송국(현 KBS 라디오)을 통해 혁명 공약을 알렸다. 방송사를 점령해 대국민 선전에 나선 바 있다.
전두환 신군부 당시 1979년 12·12 사태와도 차이가 있다. 12·12 쿠데타를 통해 군부를 장악한 뒤 계엄사의 검열단을 통한 보도지침을 통해 시민사회의 민주화 요구를 왜곡, 축소하거나 자신을 미화하는 기사 보도를 강행한 바 있다.
본지에도 계엄령이 내려왔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에서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명시했지만, 155분 만에 계엄 해제가 된 탓인지 계엄군이 오지는 않았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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