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2024년 팀 선발 평균자책이 5.26으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반기 선전했던 불펜도 토종 선발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후반기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부상으로 쓰러진 이후 가중된 선발진의 부담은 점차 마운드 전체로 확대됐고 결국 2024시즌 SSG의 팀 불펜 평균자책도 5.22로 리그 7위에 그치고 말았다.
제2의 김광현으로 불렸던 오원석은 트레이드로 SSG 랜더스를 떠났다.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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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바지 집중력을 바탕으로 최종 5위 싸움을 펼쳤지만 그간 장점이었던 타선의 위력도 중하위권 수준으로 떨어진 끝에 결국 SSG는 타이브레이크 끝 아쉬운 6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그런 SSG의 마운드는 내년 다시 시험대에 선다. 바로 수년간 SSG가 공들여 육성했던 자원인 오원석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고,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경험했던 김광현이 37세 시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변수가 많다. 특히 오원석의 트레이드는 상징적인 대목이었다. 앞서 SSG는 10월 31일 “KT위즈 투수 김민을 받고 투수 오원석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면서 “SSG는 팀 투수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발과 불펜 경험이 있는 즉시전력감 투수를 물색하던 중 KT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트레이드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야탑고 출신의 오원석은 2020년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첫해 1군 무대에 데뷔했으며, 5시즌 동안 129경기에 등판해 27승34패,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했다. 특히, 선발 투수로 98경기에 등판한 경험이 있다.
특히 SSG에선 ‘김광현의 후계자’로 불리며 구단의 차기 에이스 후보로 애지중지 육성하던 자원이었다. 하지만 결국 SSG에서 완전히 기량을 꽃피우지 못하고 수원으로 향하게 됐는데, 입단 5년 차 이하 투수 가운데선 최근 리그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자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했다.
김민.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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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한 번도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거나 기대했던 만큼의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KT로 떠난 오원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원석이 데뷔 이듬해였던 2021년부터 매 시즌 선발과 구원으로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최근 3년간은 연평균 130이닝 이상씩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SSG 선발진 누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민은 올 시즌 71경기 77.1이닝 8승 4패 21홀드를 기록하면서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며, 10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한 선발 투수로도 통산 46경기에 출전해 224이닝을 던졌고 13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SSG는 “김민의 강력한 투심 패스트볼 구위와 완성도 높은 슬라이더를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선발과 구원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지만 최근의 경험을 본다면 김민은 불펜자원에 가깝다.
트레이드 이후 SSG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도 외인 선발진의 완성이었다. 그리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SSG는 올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되어 24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 3.89 탈삼진 158개의 성적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광속 탈삼진 머신 드류 앤더슨과 일찌감치 계약을 맺었다.
또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71경기(185이닝)에서 4승 12패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한 미치 화이트와 계약하기도 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26경기(471.2이닝) 출전에 26승 21패 평균자책점 3.93의 성적을 낸 화이트 역시 평균 150km가 넘는 빠른 볼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문승원.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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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SSG는 김광현에 이어 4선발로 베테랑 투수 문승원을 낙점했다. 2012 SK 1라운드 8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은 문승원은 팔꿈치 수술을 받기 전인 2021년 6월 이전까지 줄곧 선발로 나섰던 자원이다.
부상 복귀 이후 팀 사정에 따라 많은 기간 불펜 투수로 나섰던 문승원은 상황에 따라 선발로 등판하기도 했고, 2024시즌에는 마무리 투수로 기용되기도 했다. 그러다 시즌 후반기 조병현이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았고, 필승조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62경기서 6승 1패 20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 4.50을 기록하며 부상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SSG가 2021년 문승원과 5년 55억원에 비 FA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기대했던 활약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하지만 타고투저의 시즌이었던 올해 부상 이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단 점에서 내년 SSG 마운드의 키를 쥔 자원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SSG는 앤더슨-화이트의 외인 2명의 선발과 김광현과 문승원의 토종 2명의 선발에 더해 스프링캠프 등 경쟁으로 5선발 자원을 찾겠단 생각이다. 많은 후보 가운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이는 송영진이다. 송영진이 좋았던 고점의 모습에서 완성도를 높여간다면 내년 SSG의 5선발 경쟁은 쉽게 끝날 수도 있다.
송영진.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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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SSG가 2라운드 15순위에 지명한 우완투수 송영진은 2023시즌 1군 무대에 적응기를 거친 이후 2024시즌에도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4년 6월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 4.01의 호성적을 낸 이후 7월에는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 1.76로 좋은 활약을 하면서 SSG 선발진에 완전히 자리 잡는 듯 했다.
하지만 그랬던 송영진은 8월 5경기 4패 평균자책 12.60로 부진했고, 시즌 막바지 다시 선발로 얻은 2번의 기회서도 5.1이닝 무실점 투구와 4이닝 6실점의 상반된 투구를 했다.
결국 풀타임 선발투수로의 경험과 체력 등이 부족했던 올 시즌이었다면 내년에는 보다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는 송영진이다.
SSG는 송영진 외에도 2021년 장기계약 이후 부진한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 등 기존 자원외에도 여러 젊은 자원들을 스프링캠프와 오프시즌 시험해 볼 예정이다.
결국 SSG 마운드가 올 시즌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외국인 선발투수 2명을 제외하고서도 토종 마운드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야만 할 전망이다. 내년 시즌 SSG 마운드의 키는 누가 쥐게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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