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국민 MC가 아니라 그 할아버지가 와도 지금 같은 상황엔 결방해야 하지 않을까요?". '12·3 쿠데타'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빠르게 진행된 탄핵 정국이 MBC를 각성시켰다.
6일 오후 OSEN 취재결과 MBC는 이날과 오는 7일까지 이틀 연속 뉴스 특보 체제를 결정하고 대대적인 결방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MBC의 주말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와 '놀면 뭐하니?', '전지적 참견 시점' 등이 결방하고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연속 결방까지 감수한다. 해당 시간대들엔 메인 뉴스인 MBC '뉴스데스크'의 특집 편성과 '뉴스특보'들이 편성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은 앞서 6일 오전 OSEN의 '놀면 뭐하니?' 7일 결방 단독 보도를 통해 가장 먼저 알려졌다. '놀면 뭐하니'는 예능 베테랑 유재석, 하하와 예능 뽀시래기 주우재, 박진주, 이이경, 이미주가 웃음을 위해선 다짜고짜 뭐든지 하는 버라이어티다. 과거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던 '무한도전'에서 활약한 제작진과 '국민 MC' 유재석이 맏형으로 굳건히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무도'의 유산처럼 여겨지며 매주 토요일 저녁 MBC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놀면 뭐하니?'는 6일과 7일 MBC의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먼저 결방이 확정됐다. 평소 '놀면 뭐하니?'는 매주 토요일 저녁 6시 25분에 방송을 시작해 저녁 8시까지 전파를 탔던 상황. 이 가운데 당장 7일 저녁 7시께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돼 뉴스특보로 대체 편성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타 방송들의 결방은 확정되지 않았던 상황. 6일 오후 상황이 급변했다. 당장 이날 밤 11시 대에 본방송이 예정돼 프리뷰 보도자료까지 일찌감치 배포됐던 '나 혼자 산다(약칭 나혼산)'의 결방이 확정됐다. 앞서 '나혼산' 측은 핵심 멤버인 코미디언 박나래가 가수 정재형과 할머니의 손맛을 찾아 김장에 도전하는 모습이 담길 것으로 예고됐던 상황. 그러나 결방이 결정되며 해당 방송은 자연스레 일주일 연기됐다.
또 다른 MBC의 간판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약칭 전참시)' 또한 '나 혼자 산다'와 '놀면 뭐하니?'에 이어 오는 7일 밤 11시대에 결방이 확정됐다. '전참시'의 경우 MC인 전현무가 늘상 화제를 모으고, 고정 멤버 중 방송인 유병재가 최근 열애설을 인정해 더욱 화제를 모아왔다. 그러나 비상 정국 앞엔 어떤 웃음도 소용이 없었다.
드라마도 줄결방 앞에 예외는 없다.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약칭 지거전)'은 6일과 7일 2회 연속 결방해 5, 6회 모두 방송이 연기됐다. 협박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를 그린 '지거전'은 배우 유연석과 채수빈이 각각 남여주인공 백사언과 홍희주 역을 맡아 호평받고 있다.
더욱이 '지금 거신 전화는'의 결방은 이번이 처음 공표된 게 아니다. 앞서 지난 달 28일, 이미 오는 14일과 20일에도 '지금 거신 전화는'의 2회 결방이 결정됐던 것. 해당 시간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각 작가의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몰아보기가 편성될 예정이다. 이에 최근 고정 시청자 층을 쌓아가며 탄력받기 시작한 '지거전'의 성적에도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이 같은 방송가의 줄결방에 우려나 안타까움보다는 네티즌과 시청자 일각의 수긍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방송가 줄결방을 초래한 비상계엄 사태가 황당하고 납득하기 힘들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기 때문.
특히 MBC의 이틀 연속 뉴스특보 체제는 유독 결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실제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에서는 지난 3일 대통령실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이를 규탄하는 표지물이 부착돼 이목을 끌었다.
이 같은 결방 사태와 관련해 또 다른 한 방송사 관계는 OSEN에 "비상계엄 사태 직후에는 방송가에 당황한 분위기가 있었다. 처음 겪는 사람들이 많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눈치 보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탄핵 정국으로 변하면서 달라졌다. 수년 전이지만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라 빠르게 특보 체제들이 논의되는 듯 하다. 지금 상황에선 국민MC나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결방이 문제가 아니다. 그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될 듯 싶다"라고 평했다.
한편, 지난 3일 밤 10시 29분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약 2시간 반 만인 4일 새벽 1시 2분, 국회에서 여야 의원 190명이 재석해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이에 4일 새벽 5시 40분에 계엄 해제가 공고됐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에서는 오는 7일 저녁 7시께 탄핵안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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