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원 MBC 아나운서는 8일 SNS를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 계엄을 막지 못해 국가 위기를 방조한 한 총리가 ‘수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현실. 탄핵 반대-직무 정지-조기 퇴진으로 매일 입장을 바꾸며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든 한 대표가 ‘질서’를 입에 올리는 현실. 이 모든 게 비현실적이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뭉쳐야 할 때라고 말한 한 총리의 말은 맞다. 정부 덕분에 다수가 뭉쳐 탄핵을 외치고 있다. 중도진보뿐만이 아닙니다. 정권 재창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분노한 보수층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의 아들인 엄주원 MBC 아나운서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탄핵 표결 불참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사진=엄주원 SNS |
그는 “한 대표는 어젯밤 어떻게든 108명이 (당론대로 반대하더라도) 투표하도록 이끌었어야 한다. 혹시나 8명이 이탈할까 봐 아예 투표를 못 하게 한 것 같은데, 그 또한 비겁합니다. 따라서 두 사람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은 질서 있는(?) 퇴진으로 수습할 수 없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퇴진만이 답”이라며 “하야하면 2개월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해서 더 어지러워진다. 탄핵하면 심판 기간 포함 5~6개월의 시간이 있어 그나마 낫다. 여권에서 말하는 임기 단축 개헌이나 조기 퇴진은 불가능하다. 전자는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고, 후자는 ‘조기’라는 의미가 애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 아나운서는 “어젯밤 표결에 대해서 익명 계정으로 제게 따지는 분들께 말씀드린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생 업보로 받아들이고 살아왔기에 연좌제 운운하지 않겠다. 다만 개개인의 입장은 다른 것이고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고 결국 투표불성립으로 탄핵안이 폐기됐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하 엄주원 아나운서 글 전문.
“수사를 받아야 할 국무총리가 여당과 함께 국정 운영을 하겠다? 법률적으로 말이 안 된다.”
MBC 뉴스특보 중에 나온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의 발언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습니다. 계엄을 막지 못해 국가 위기를 방조한 한 총리가 ‘수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현실. 탄핵 반대-직무 정지-조기 퇴진으로 매일 입장을 바꾸며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든 한 대표가 ‘질서’를 입에 올리는 현실. 이 모든 게 비현실적입니다.
지금은 뭉쳐야 할 때라고 말한 한 총리의 말은 맞습니다. 정부 덕분에 다수가 뭉쳐 탄핵을 외치고 있습니다. 중도진보뿐만이 아닙니다. 정권 재창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분노한 보수층도 포함됩니다.
한 대표는 어젯밤 어떻게든 108명이 (당론대로 반대하더라도) 투표하도록 이끌었어야 합니다. 혹시나 8명이 이탈할까 봐 아예 투표를 못 하게 한 것 같은데, 그 또한 비겁합니다. 따라서 두 사람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합니다.
지금의 상황은 질서 있는(?) 퇴진으로 수습할 수 없습니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퇴진만이 답입니다. 하야하면 2개월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해서 더 어지러워집니다. 탄핵하면 심판 기간 포함 5~6개월의 시간이 있어 그나마 낫습니다. 여권에서 말하는 임기 단축 개헌이나 조기 퇴진은 불가능합니다. 전자는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고, 후자는 ‘조기’라는 의미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MBC 뉴스특보를 보고 있으면 당장 탄핵해야 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위와 같은 이유로 동의합니다. 박근혜 실정(탄핵 사태)에 눈감았던 MBC, 문재인 실정(조국 사태)에 눈감았던 MBC를 지적했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MBC가 다행입니다. 만약 “이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는 없다.”라며 탄핵 반대 논조로 보도했다면 MBC는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을 것입니다.
끝으로 어젯밤 표결에 대해서 익명 계정으로 제게 따지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평생 업보로 받아들이고 살아왔기에 연좌제 운운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개개인의 입장은 다른 것이고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긴 휴가 중이라 탄핵 정국에서 뉴스를 진행할 일이 없으니 앵커가 아닌, 개인 의견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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