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 한경록. 사진 ㅣ스타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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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한경록은 지난 10일 SNS에 “지난 12월3일 화요일 밤에 친구한테 문자가 왔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데?’ 속으로 ‘2024년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라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충격을 전했다.
그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서강대교 북단이어서 강 건너 국회의사당이 조그맣게 보인다. 정말로 뉴스를 보니 비상계엄이 선포되었고, 불과 몇 분 뒤 12월의 평온한 밤하늘을 부숴버리는 헬기 소리가 들렸다”고 그 날의 분위기를 전하며 “믿고 싶지 않았지만 정말 헬기들이 여의도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뉴스에서는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앞에서 시민들을 막아 서고 있었다. 나와 내 가족들, 내 친구들, 내 동료들이 걱정스러웠다. 혼란스러운 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이후로 일주일간 무슨 일을 해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노래 가사처럼 정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며 “지금 나는 나의 웃음과 자유를 되찾기 위해 펜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한경록은 “어렸을 적에는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고 느꼈을 때면 앞뒤 안 가리고 돌격하듯 ‘다 죽자!’라고 노래 부르며 덤벼들었다”며 “하지만 나이가 들고 시야가 조금 넓어지면서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오늘은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우리 모른 척하지 말자! 어차피 한 줌 재가 될 인생이다. 불의에 저항하자!‘ 김수영 님의 시처럼,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고 했다.
한경록은 글 말미에 “이것은 편가르기식의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다. 그날 밤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웃음과 자유를 찾아오자! 우리 모두 노래하고 춤을 추자. 우린 살아있다”고 덧붙였다.
밴드 크라잉넛은 대한민국 1세대 인디 밴드로 ‘말 달리자’, ‘밤이 깊었네’, ‘좋지 아니한가’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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