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시안 이어 오는 30일 우한·1월 1일 정저우서 공연…"좋은 신호"
검정치마의 중국 시안 공연 |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사드 사태' 이후 8년 만에 한국 대중음악 공연이 중국에서 이뤄졌다. 중국 당국이 한국 문화 제한 조치를 푸는 수순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국 인디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미국 국적·한국 이름은 조휴일)는 지난 10월 18일 중국 북서부 산시(陝西)성 시안에서 콘서트 '틴 트러블스 인 차이나'를 열었다.
검정치마는 이달 30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내년 1월 1일에는 허난성 정저우에서 같은 공연을 열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지방정부가 해외 뮤지션의 자국 내 공연을 승인할 권한을 갖는다. 산시성 문화여유청은 8월 30일 검정치마의 공연을 허가했고, 후베이성·허난성 당국 역시 지난달 공연을 승인했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지난 2016년께부터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적 보복 조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적용해왔다.
이후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허가되지 않았다.
올해 7월엔 한국 록밴드 '세이수미'가 베이징에서 공연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져 정재호 주중대사가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이 공연은 3주를 앞두고 돌연 무산됐다. 당시엔 다소 부정적이던 중국 내 대(對)한국 여론과 언론의 관심 등이 공연 취소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최근 한국을 무비자 입국 허용 대상에 포함하는 등 한중 관계에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한국 뮤지션의 중국 공연까지 성사되면서 한국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중국 내 분위기에도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정치마의 국적이 미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한국 국적' 한국 가수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일각에선 점진적 조치를 선호하는 중국이 수도 베이징이 아닌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한국 가수의 공연을 차츰 허용해보려는 것일 수 있고 이런 흐름에서 한국 국적 가수의 중국 공연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 역시 나온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1∼23일 상하이 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중 문화·관광장관 회담에서 "앞으로 대중문화 분야에서 한중 합작 등을 통해 양국이 힘을 모은다면 세계 시장도 겨냥할 수 있다"며 "중국 내 한국 영화 상영이나 공연 등이 활발해진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유 장관은 중국 지방정부부터 개방에 나서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센터장은 "중국의 일반 대중에게는 (한국 가수의)국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인지도 있는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한다는 점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한국과의 교류에 적극적인 지방정부부터 자연스럽게 공연을 허용하면 상당히 좋은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xi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