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킹덤'과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그리고 '암수살인' 등으로 선굵은 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주지훈이 이번에는 글로벌 OTT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강풀 작가의 동명 원작 '조명가게'를 통해 더욱 섬세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주지훈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4.12.20 alice0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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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을 찾아보는 편은 아닌데, 그래도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작품 자체를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웃음). (김)희원이 형의 첫 연출작인데 어느 날 전화가 와서 추천할 작품이 있는데 본인이 연출을 한다고 하면서 대본을 보내주더라고요. 원작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또 강풀 작가님이 극본을 쓰셨잖아요. 캐릭터가 정해지기 전에 대본을 봤는데 그래서 더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작품은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이다. 조명을 파는 가게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곳으로 산자와 망자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그리고 주지훈은 이 조명가게의 주인 정원영을 연기했다.
"희원이 형이 장난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를 말해보라고 했는데 원영이한테 끌렸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요. 일종의 관객의 시선이었겠죠. 원영이의 서사가 작품 후반부에 나오지만 그 전까지는 원영이가 조명가게에서 오는 손님과 마주하는데, 그 시선이 감독과 관객의 시선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언제부턴가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해서 선보여야겠다는 없어진 것 같아요. 그 시간에 감독, 작가님과 대화를 하면서 작품의 기획 의도가 어떻게 되는지 알면 캐릭터는 자연스레 나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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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은 골목의 끝에 있는 조명가게를 찾아온다. 그들은 자신이 있는 곳을 인지하고, 자신만의 빛을 찾아야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게 된다. 조명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미스터리함을 긴장감 있게 유지하게 하는 존재가 바로 조명가게의 주인 정원영인 셈이다.
"저는 조명가게의 호스트고, 매번 게스트들이 찾아오잖아요. 그들은 명확하지 않은 질문을 던져요. 그 안에 미스터리함이 존재하고요. 저는 그 경계를 지키는 사람인데 제가 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 관객은 흥미를 잃어버리죠. 사람은 굉장히 예민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그 차이를 금방 알아채버려요. 그래서 일부러 호흡을 줄이고,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저희가 찍은 건 완벽했지만 관객이 봤을 때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어서 매번 경계했고요. 저희가 하는 일 자체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매번 고민이 됐죠. 그래서 계속 모니터를 보면서 확인했어요."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지키는 사람이다 보니, 정원영의 눈동자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 그렇기에 작품 속에서 내내 어두운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배우에게 '눈빛' 또한 하나의 연기지만, 주지훈은 눈으로 전달하는 연기는 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두려웠죠. 작품을 보면 배우들의 감정이 되게 강하잖아요. 그래서 배우들이 작품을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획의도와 메시지가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에요. 그걸 느끼고 난 후부터는 배우로서 연기로 하드캐리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로서 하나의 연기는 없어지지만, 저와 상대배우, 그리고 그 공간이 주는 모든 것들이 미장센이었거든요. 너무 신뢰가 가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함께 해줘서 저를 믿고 던질 수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두려운 것도, 불안함도 없어지더라고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주지훈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4.12.20 alice0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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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이 연기한 정원영 역에도 반전은 존재한다. 사고 현장에서 딸의 곁에서 목숨을 잃은 원영은 조명가게에 찾아가 딸의 빛을 대신 찾는 대신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지키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그 딸과 조명가게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부모님의 사랑은 받아봤지만, 자식이 없기 때문에 부성애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많이 고민했어요. 그런데 그 현장에서 연기를 하니까 저도 모르는 감정이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후반에 제 딸이 이정은 선배로 나오는데, 현장에 도착해서 리허설을 하다가 문득 '나중에 이 감정이 말라버리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정은 선배를 보는데 그냥 무너져 내리는 감정이 들었어요. 많은 감정을 혼자 상상해야 할 때 좋은 동료를 만나면 아무 걱정이 없어지더라고요. 정은 선배와 마주한 순간부터 그 감정을 참아내느라 혼났죠(웃음)."
넷플릭스에서는 '킹덤'으로, 그리고 디즈니+에서는 '지배종'과 이번 '조명가게'를 통해 글로벌 OTT 플랫폼을 다 경험한 배우가 됐다. 그는 "더 다양한 작품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은 있다"고 털어놨다.
"디즈니+와 넷플릭스, 너무 좋은 플랫폼이죠.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곳인데, 관객으로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조금 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줬으면 하는 건 있어요. 이익이 생겨야 플랫폼 유지가 된다는 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거대 자본이 있는 만큼 조금 더 다양성이 있는 작품을 선보여주면 너무 감사하겠다는 바람인 거죠. 하하."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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