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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잠시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KIA에게는 '방법'이 있었다.
KIA 타이거즈는 21일 "임기영과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9억원, 인센티브 3억원 등 총액 1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임기영은 선발과 구원 모두 가능한 전천후 투수다. 정규시즌을 치르다 보면 선발이나 구원투수진에 크고 작은 구멍이 생기기 마련. 이럴 때 '해결사'로 나설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 바로 임기영이다.
임기영이 KIA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4년이었다. 당시 FA를 선언한 송은범이 한화로 향하면서 KIA는 보상선수로 임기영을 지명했다. 군 입대가 예정된 선수였지만 KIA는 '미래'를 보고 과감하게 지명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KIA로 돌아온 임기영은 2017년 23경기에 나와 118⅔이닝을 던져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로 활약, KIA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이후 2018년 8승, 2020년 9승, 2021년 8승을 거두며 꾸준히 활약한 임기영은 2022년 26경기에서 129⅓이닝을 소화하면서 4승 1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 투구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지난 해에는 구원투수로 변신해 64경기에 출격, 82이닝을 던져 4승 4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맹활약한 임기영은 올해는 37경기에서 45⅔이닝을 던져 6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남겼으며 KBO 리그 11시즌 통산 285경기 867이닝 51승 59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하고 있다.
임기영은 KIA와 FA 재계약을 맺은 직후 "무엇보다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고, 열정적인 KIA 팬들의 함성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올 시즌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팀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KIA 관계자는 "임기영은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하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선수이다. 내년 시즌 동료 선수들과 함께 마운드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KIA는 최근 트레이드로 '특급 불펜' 조상우를 영입한데 이어 '집토끼' 임기영까지 붙잡으면서 내년에도 정상에 재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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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내년을 '왕조 구축'의 시발점으로 삼으려 한다. 그런데 마침 올해 KIA 불펜투수진의 핵심 역할을 해내고 한국시리즈에서도 1~5차전에 모두 나와 역투를 펼친 우완투수 장현식이 FA를 선언한 뒤 LG로 이적하면서 불펜투수진에 큰 공백이 생기고 말았다. 장현식이 LG와 맺은 계약 규모는 4년 52억원. 52억원 전액을 보장한 LG의 '풀베팅'에 KIA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KIA가 아니었다. KIA는 최근 트레이드설이 가장 많이 돌았던 '특급 불펜' 조상우를 과감히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KIA가 지난 19일 키움과 합의한 트레이드 내용을 보면 조상우를 데려오는 대가로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 그리고 현금 10억원을 내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상우는 군 입대 전이었던 2019~2021년 마무리투수를 맡아 68세이브를 따낸 선수로 올해는 44경기 39⅔이닝 1패 6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남겼다. 팔꿈치 부상이 아니었다면 더 나은 기록을 나타냈을 선수다.
물론 조상우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어 KIA가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트레이드한 것은 맞다. 하지만 KIA는 FA를 앞둔 포수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비FA 다년계약을 맺어 눌러 앉힌 경험이 있다. 조상우가 내년 시즌에 '특급 불펜'의 위용을 과시하면 김태군처럼 비FA 다년계약을 제시해 잔류를 이끌 수도 있다.
여기에 KIA는 '내부 FA' 임기영과도 합의점을 찾으면서 내년 투수진 운영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비록 임기영이 올해는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어가지 못했지만 다양한 쓰임새를 갖췄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자원이기도 하다. 투수진에 선발과 구원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카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KIA는 이미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총액 18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고 새 외국인투수 아담 올러와 총액 100만 달러에 사인하면서 외국인투수 구성을 마친 상태. 여기에 불펜투수진도 정리가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2009년과 2017년 통합 우승을 차지하고도 왕조 건설에 실패했던 KIA가 이번에는 왕조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왕조 구축의 밑바탕이 될 투수진에는 '파란불'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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