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체육관 대신 경민대체육관 활용…강의실에 기자실 조성
변함없는 홈팬 열기, 1천500석 매진…KB손보 "더 개선하겠다"
프로배구장으로 변신한 대학 체육관 |
(의정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안전 문제로 홈 경기장이 폐쇄돼 떠돌이 신세였던 KB손해보험이 연고지 내 대학 체육관에 임시 둥지를 틀었다.
KB손해보험은 22일 경기도 의정부 소재 경민대 체육관에서 2024-202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홈 경기를 치렀다.
구단은 약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체육관을 단장했고, 홈 팬들은 약 1천500석의 좌석을 가득 메우며 변함없는 응원을 보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28일 날벼락을 맞았다.
의정부시는 정밀안전진단에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KB손해보험의 홈 경기장인 의정부체육관을 폐쇄했다.
하루아침에 홈 경기장을 잃은 KB손해보험은 다른 지역 경기장에서 셋방살이했다.
KB손해보험은 우여곡절 끝에 경민대 체육관을 임시 홈으로 쓰기로 했다.
구단 관계자는 "인천, 안산, 화성 등 경기 시설을 갖춘 복수의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했으나 홈 팬을 위해 연고지에 임시 구장을 꾸리기로 했다"며 "경민대 체육관은 프로 시설이 아니라 부족한 면이 있지만, 충분히 임시 구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대학 체육관에서 프로배구 경기 치르는 선수들 |
KB손해보험은 팬들이 이질적인 느낌을 받지 않도록 경기장을 새롭게 단장했다.
이전한 시설물은 약 30톤에 달했다.
관계자는 "의정부체육관과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기존 장비를 최대한 활용했다"며 "이전 설치를 위해 각종 중장비를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관계자는 "경민대 학사 일정으로 17일부터 21일까지 단 5일 동안 이전 설치 과정을 마쳐야 했다"며 "모든 과정은 21일 밤늦게 끝났다. 정상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의실에서 기자회견 하는 KB손해보험 블랑코 감독대행 |
구단은 경기장의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한다.
주차장 200석과 셔틀버스 운영으로 팬들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했고, 선수단 및 관계자 대기 공간은 체육관 강의실을 사용한다.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도 체육관 내 강의실을 활용했다.
마틴 블랑코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은 경기 전 인터뷰에 앞서 취재진에 "강의를 시작하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상대 팀인 한국전력의 권영민 감독은 "경기장이 크면 선수들이 이질적인 느낌을 받아서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데, 다행히 아담한 규모라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업 도구 들고 웃는 블랑코 KB손해보험 감독 대행 |
관람 환경은 나쁘지 않았다.
구단은 의정부체육관에서 쓰던 조명등 시설을 재설치해 경기장 내 밝기를 유지했다.
아울러 경기장 곳곳에 앰프 장비를 설치해 기존 환경과 비슷한 음향 효과를 냈다.
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김지혜 씨는 "생각보다 괜찮다"며 "다만 관람석 출입구가 4층이라서 이동하기가 어렵고 전광판이 잘 보이지 않아서 경기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구단은 "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KB손해보험은 경민대 체육관을 2월까지 쓸 예정이다. 3월엔 대학 개강이 겹쳐 활용이 불투명하다.
구단은 "여러 가지 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팬을 위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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