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출마… 수사 억울함 토로
“지금 물러나면 모든 것 인정하는 꼴
스포츠 통해 韓체육 변화 완성할 것”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 회장은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체육의 변화, 체육인과 완성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내년 1월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한체육회 사유화 및 각종 비위 의혹으로 정부와 사정기관의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3선 도전을 한 이 회장은 해명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많은 논란과 억측이 있었다”고 입을 뗀 뒤 “원래는 재임으로 끝내려고 했다. 훌륭한 인사를 수석부회장으로 모셔와 다음 회장에 도전하게 하고, 물러나려고 했다. 그런데 개인적 사정으로 그 인사가 수석부회장으로 오지 못했고, 결국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체육계 부조리의 정점에 이 회장이 있다고 지목한 상황이다. 지난달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 복무 점검단을 통해 이 회장을 포함한 8명을 업무방해와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수사 의뢰했고, 문화체육관광부도 이 회장의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 회장은 문체부의 직무정지 통보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과 검찰이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체육회, 이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자신과 체육회를 둘러싼 상황을 ‘굉장한 도전’이라 표현하며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국의 모든 권력 기관이 체육회를 조사하고 나섰다. 건국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일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제가 편안하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떠난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제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육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여기서 물러서면 모든 것을 인정하게 된다’는 결론을 갖게 됐다. 물러날 수 있는 공간조차 없이 코너에 몰렸다”면서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나를 악마화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똑 부러지게 나오는 게 없지 않나. 속이 터지고 답답하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회장의 공약은 3가지다. 핵심 비전으로는 △재정 자립 △학교 체육 정상화 △신뢰받는 거버넌스 확립이다. 이 회장은 “스포츠를 통해 대한민국 체육의 변화를 완성하겠다”면서 “대한민국 체육 변화는 궁극적으로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회장의 3선을 막기 위해 다른 후보들은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장직 출마를 선언한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회동을 갖고, ‘반이기흥’의 기치 아래 단일화 추진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황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