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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살라 92년생 수난시대…리버풀, 토트넘처럼 재계약 '침묵'→팬들은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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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두 1992년생들의 수난시대다. 리버풀의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가 손흥민과 같은 처지에 놓였다.

시즌이 절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살라는 발롱도르 수상 유력 후보로 여겨질 정도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살라의 소속팀인 리버풀은 살라와의 계약 연장에 소극적이다. 마치 손흥민이 그간 보여준 헌신과 상관없이 실리적인 부분만 생각한 채 손흥민과의 재계약은 물론 계약 연장 옵션 발동조차 고민하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와 닮았다.

살라가 활약하고 있는 리버풀은 지난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낚은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유지하며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을 포함해 공식전 4연승을 달렸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에서만 3연승에 성공, 라이벌들이 주춤하는 사이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승점을 확보하면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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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리버풀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살라는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1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살라는 전반전 막바지 4분 동안 순식간에 1골 1도움을 올렸다. 전반 40분 루이스 디아스의 패스를 받은 뒤 절묘한 패스로 코디 학포의 추가골을 도왔고, 전반 44분에는 커티스 존스가 넘긴 공을 잡아두고 장기인 왼발 슛으로 웨스트햄 골망을 갈랐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있던 후반 44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디오구 조타에게 향하는 패스를 시도해 조타의 골을 도우면서 5-0 스코어를 완성시켰다. 이번 경기에서 세 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살라는 17골 13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과 도움 부문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살라는 이번 경기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포함한 여러 기록들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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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살라는 리버풀에서 8년 연속 20골 이상의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날 기록한 두 개의 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도움 역대 10위(82개)로 올라섰다. 살라는 과거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철강왕' 제임스 밀너(89개)의 기록을 넘보게 됐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단일 시즌에 8경기 이상 득점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것은 살라가 최초다. 득점 능력과 도움 능력이 모두 탁월했던 프리미어리그의 전설들도 이뤄내지 못한 기록을 살라가 쓴 것이다.

또한 살라는 2024년 리그에서만 총 52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있는 일이다. 흥미롭게도 첫 번째 기록의 주인공도 살라(2018년)다.

리버풀 선배 격인 루이스 수아레스의 기록도 넘었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달에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은 선수는 2013-14시즌의 수아레스(13개)였다. 하지만 살라가 12월 마지막 경기이자 올해 마지막 경기였던 웨스트햄전에서 세 개를 추가해 12월에만 14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수아레스를 뛰어넘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한 달에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 선수가 됐다.

당시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수아레스가 리그 역사에 남을 정도로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 특히 12월 살라의 페이스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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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살라가 연일 최고 수준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계약은 아직까지 진전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살라의 현재 계약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만료된다. 해가 넘어가면 보스만 룰에 의해 해외 구단들과 협상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리버풀은 살라와의 계약을 주저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인 매체 '마르카'의 호세 펠릭스 디아스가 리버풀이 살라, 버질 판데이크와 3년 재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내기도 했지만 당사자인 살라의 발언으로 미뤄보건대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는 모양이다.

살라는 웨스트햄전이 끝난 이후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재계약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나는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말은 아직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냥 팀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내 유일한 관심사는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고 말했다.

살라는 이전부터 리버풀과 재계약을 희망한다는 이야기를 줄곧 했었다. 그는 이번 시즌이 개막한 이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단으로부터 팀에 잔류하라는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아마도 내가 리버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나는 구단으로부터 내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는둥 계속해서 재계약 관련 발언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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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는 그러면서 "나는 리버풀에서 수년간 뛰었다. 이런 팀은 없었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나는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우승도 바라보는 중이다. 상황이 실망스럽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선수는 원하지만 구단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에서 손흥민과 토트넘이 생각나기도 한다.

손흥민은 살라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가의 계약이 끝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주저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구단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는 게 유력한 분위기이나, 구단은 아직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공식적으로 활성화하지 않은 상태다. 손흥민과 살라 두 1992년생 선수들은 오랜 기간 팀에 헌신했지만 30대가 되자 소속팀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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