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4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정상에 오르자 5일 베트남 하노이 거리에 오토바이를 탄 베트남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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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4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은 5일 태극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에서 라이벌 태국을 3대2로 물리쳤다. 지난 2일 홈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한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5대3으로 태국을 누르며 박항서 감독이 이끈 2018년 이후 7년 만에 미쓰비시컵 패권을 차지했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4 아세안 일렉트릭컵 결승전 2차전 태국과 베트남 경기에서 승리한 베트남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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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컵은 동남아 10국이 출전하는 대회로 동남아 지역 최고 권위 대회로 꼽힌다. 박항서 감독은 2018년 베트남을 이끌고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박항서 매직’ ‘쌀딩크’라는 찬사와 함께 베트남 국민 영웅이 됐다.
베트남의 이날 결승 상대는 이 대회 통산 최다 7차례 우승국이자 3연패(連覇)에 도전한 태국.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재임 시절에도 태국을 상대로 1승 4무 2패로 열세였다. 이번 맞대결은 김 감독과 이시이 마사타다(일본) 태국 감독의 한일 사령탑 맞대결로도 주목받았는데 김 감독이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웃었다.
김상식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감독 커리어에 소중한 우승을 추가했다. 2023년 5월 K리그 전북 현대에서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지난해 5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며 재기를 꿈꿨던 그에겐 각별한 트로피다.
베트남의 팜 뚜언 하이(오른쪽)와 태국 수파난 부리라트가 공을 다투고 있다. /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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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이날 2차전에서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8분 팜 뚜언 하이가 왼발로 골키퍼를 넘겨 찬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태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전반 29분 베트남의 패스 미스를 태국 벤 데이비스가 곧바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1·2차전 합계로는 베트남의 3-2 우위.
태국은 후반 19분 수파촉 사라차트의 그림 같은 중거리 슛이 터지면서 1·2차전 합계 3-3 동점을 만들었다. 베트남 선수 중에 부상자가 나와 밖으로 차낸 공을 태국이 스로인했고, 이 경우 태국이 베트남에 공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것이 보통의 축구 매너이나 태국은 이를 무시하고 공격을 전개했다. 그 과정에서 수파촉이 베트남 수비가 신경쓰지 않는 사이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날려 골망을 가른 것. 베트남 선수들이 항의했지만, 이 골로 승부는 원점이 됐다.
경기 흐름은 태국이 후반 30분 위라텝 뽐판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다시 바뀌었다. 수적 우세를 가지게 된 베트남은 태국의 빈 틈을 놓치지 않고 후반 37분 천금 같은 득점을 뽑아냈다. 팜 뚜언 하이가 페널티박스 왼쪽 지역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이 태국 수비수 판사 헴비분의 발을 맞고 굴절되며 골이 됐다. 공을 막으려던 헴비분의 자책골로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4-3으로 앞섰다.
태국은 수파난 부리라트가 후반 45분 회심의 슈팅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만 20분. 베트남은 경기 종료 직전 태국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사이 응우옌 하이롱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때린 땅볼 슛이 골 라인을 넘으며 감격의 우승을 맛봤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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