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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하얼빈’ 박훈 “안중근에 대한 강한 집착,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라 생각하고 연기”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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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 박훈. 사진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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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영화 ‘하얼빈’에서 일본군 소좌 모리 다쓰오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대한의군과 신아산 전투에서 패한 뒤 할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다. 안중근 장군은 그를 전쟁포로로 여겨 놓아준다. 곧장 반격한다. 대포로 남은 독립군을 몰살시킨다. 이러한 행동의 배경엔 1909년의 대한제국(조선)을 일제 발밑에 두고 본 인식에서 기인한다.

모리 역을 맡은 박훈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는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들이 하등식민이고, 이미 일본이다. 존재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풀려난 것”이라며 “모리 입장에선 모멸감을 느꼈고, 이는 안중근을 병적으로 집착하며 쫓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가 일본의 두뇌를 표현했다면, 모리는 일본이 조선에서 자행한 행태를 보여주는 인물로 상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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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얼빈’에서 모리 다쓰오 역을 맡은 박훈. 사진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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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 인물이다. 캐릭터를 단순명료하게 설정했다. 박훈은 “일본 군복을 입는다. 입체적일 수 없다. 전형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전형적이라는 게 나쁜 뜻이 아니다. 어떤 부류를 대표한다는 뜻”이라며 “그 옷을 입고 표현하려는 철학이 중요했다. 안중근에 대한 집착성을 통해 공포감을 만들어내려 했다. 그게 제국주의 일본의 모습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선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가득하다. 체포된 독립군 김상현(조우진 분)을 가스실에서 고문하는 장면은 흑백 화면과 어우러져 그로테스크하다. 그에게 스테이크 한 덩이를 손으로 집어 던지는 모습에선 압도적인 위압감이 드러난다. 마치 키가 2m나 되는 괴수 느낌마저 묻어 나온다.

“제가 방독면을 쓴 채 그대로 쳐다보죠. 굉장히 간결하게 움직여요. 미동도 안 하고 확인하는 정도로만 이동을 최소화했죠. 그게 감독님 주문이었어요. 사실 연기를 하면서 가만히 있는 게 어렵거든요. 뭔가를 해야 할 거 같고. 그걸 역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게 감독님 디렉션 덕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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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훈. 사진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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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호흡 또한 중요했다. “일본인이 보기에도 어색함이 없게 해달라”는 우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수행했다. 일본어 선생님을 한국말이 가능한 일본인 배우로 섭외했다. 박훈이 대사를 한국어로 한 뒤, 이를 완벽하게 느꼈을 때 일본어로 해달라는 주문했다. 통상 녹음된 일본어 대사를 반복해서 듣고 자신이 소화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박훈은 “단순히 텍스트를 외우고 한다기보다 숨에서 느껴지는 정서를 전달해야 했다”며 “숨을 제대로 쉬지 않고 연기하면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급박한 순간일 때, 궁금한 순간일 때 그 호흡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실제 박훈의 숨 쉬는 포인트는 달랐기 때문에 부딪히는 일이 잦아 여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런 노력에 박훈의 일본어는 이토 역을 맡은 릴리 프랭키로부터 원어민 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하얼빈’이라는 멋진 작품에 참여해서 좋았어요. 안중근과 그 동지들을 얻었잖아요. 그들과 함께 이 영화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뿌듯했어요.”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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