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이사회 장면., 사진제공=KB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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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7승20패로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안양 정관장. 9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장에 들어선 김상식 감독은 "2옵션 알렉산더는 제대로 뛰질 못한다. 알렉산더 영입 직전 다른 2개 팀도 노리고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 1달 전까지 알렉산더가 경기를 뛰었다는 것도 파악했다. 그런데, 지금 제대로 뛰질 못한다.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관장은 캐디 라렌도 기대 이하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소극적 모습을 보인다. '태업성 플레이' 같은 장면도 종종 나온다. 전력의 5할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의 부진은 팀 성적에 직격탄이다.
KCC는 디온테 버튼 딜레마가 있다. 기복이 심하다. 예전의 강력한 활동력은 사라졌다. KCC는 외국인 선수 교체를 시도하고 있지만, 교체권은 단 1회밖에 없다. 정관장 역시 교체권은 단 1회 뿐이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는 아직 데려올 선수가 없다.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 교체가 필수인데, 자칫 잘못하면 올 시즌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
창원 LG는 아셈 마레이의 부상으로 연패에 빠졌다. 다시 팀 전력을 추스렀지만, 또 다시 마레이가 근막 손상으로 전치 4주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그리핀을 발빠르게 데려왔다. 그리핀의 기량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선 최상의 선택이다.
고양 소노, 서울 삼성, 수원 KT 역시 외국인 선수 수급에 '홍역'을 한 차례 치렀다. 올 시즌만 무려 6개팀이 외국인 선수로 팀 운영에 극심한 위기를 맞았다.
문제 핵심은 현행 제도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2명 보유, 1명 출전. 샐리러캡은 80만 달러다. 특급 선수를 데려오려면 적어도 50만 달러, 최대 60만 달러를 줘야 한다. 2옵션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낮아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60만 달러를 써도 특급 선수를 데려온다는 보장이 없다.
CBA(중국프로리그) B리그(일본프로리그)가 준수한 외국인 선수를 높은 연봉에 데려가면서, KBL로 올 수 있는 선수는 더욱 한정적으로 변했다. 게다가, 60만 달러에 데려온다고 해도 풀 개런티를 해줘야 한다. 부상 등으로 뛰지 못해도 한 시즌 연봉을 보전해 주는 조건이다.
한마디로, 현행 제도는 부작용이 극심하다. 매 시즌 발생하는 문제다. 10개 구단 중 일부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 적어도 절반, 혹은 그 이상의 구단이 겪는 문제다. 그런데 KBL은 여전히 하향 평준화에 잡혀 있다.
현행 외국인 선수 제도로 인해 전체적 경기의 질 자체가 떨어진다. 현 시점 정상적 전력을 발휘하는 팀은 서울 SK, 울산 현대 모비스, 수원 KT, 대구 한국가스공사, 원주 DB 정도다. 하위권 4개팀은 모두 외국인 선수에 발목이 잡혀 있다.
당연히 리그 경쟁력, 경기의 질은 떨어진다. 최종적으로 농구 팬에게 피해가 간다.
이해가지 않는 부분은 10개 구단 단장과 KBL 고위수뇌부로 구성된 KBL 이사회다. 제도를 고칠 수 있는 유일한 기구다.
'농구발전'을 외치지만, 가장 시급하고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해서 묵묵부답이다. 현장에서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외국인 선수 제도 개혁'을 말하지 않는다.
그동안 KBL은 많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변경했다.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다. 아무런 조건이 없는 자유계약 외에는 이 난맥상을 뚫을 수 있는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KBL 이사회가 각성하지 않는다면, 결국 '공멸'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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