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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야구 오타쿠’ 김택연 “우투라서 일상에선 오른손 아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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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4년 신인왕 두산 베어스 김택연이 7일 오후 잠실야구장 두산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기 전 팀 마스코트 철웅이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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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관계자는 그를 이렇게 표현했다. “야구 오타쿠.” 야구에 많이 진심이라는 뜻이다. 틈만 나면 야구 영상을 본다. 술·담배도 안 한다. 작년에 딱 4번 술을 마셨다고 한다. 오른손 투수라서 일상 생활에서는 오른손을 잘 안 쓰려고 한다. “야구로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는 2024시즌 프로야구 신인왕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다.



야구는 또래보다 늦게 시작했다. 고민이 참 많았다. “야구 하면 잃을 것도 많을 것 같았고, 야구가 적성에 맞을지 안 맞을지도” 몰라서 1년 가까이 고심했다. 드디어 결심이 서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부에 들어갔는데 2~3학년 후배들과 똑같이 보호 마스크를 쓰고 펑고를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처음에는 방망이 치는 게 더 재미있었다. 그에 따르면 “잘 치고 출루율도 좋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때 투수로 변신했다. 당시 꿈은 “시속 150㎞를 던지는 것.” 그리고 인천고 3학년 때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미트에 꽂아넣었다.



지난 7일 잠실야구장에서 한겨레와 만난 김택연은 “고등학교 1~2학년 때 기술적인 변화를 주면서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더 하려고 했고, 독학으로 연구도 많이 했다”면서 “볼 빠른 투수들의 공통점과 장단점을 스스로 분석해보고는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와 비슷한 유형인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브스)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투구 영상을 많이 보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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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신인왕 두산 베어스 김택연아 7일 오후 잠실야구장 두산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기 전 팀 마스코트 철웅이 옆에서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지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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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지난해 중간 계투로 프로 데뷔 시즌을 시작했으나 팀 사정상 6월부터 마무리 보직을 맡아 두산의 뒷문을 책임졌다. 60경기 등판, 65이닝을 던지면서 3승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의 성적을 냈다. 19세이브는 KBO리그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이전 2006년 롯데 자이언츠 나승현·16세이브)이다. 김택연은 지난해 11월 말 신인왕으로 선정된 뒤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나이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19살답지 않은 담대한 투구를 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자정을 기점으로 리셋하는 스타일”인데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이 마무리 투수로 안성맞춤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프로 1년차 때부터 풀타임으로 1군에서 뛸 줄 몰랐다. 그래서 서울에 집도 구하지 않았다. 김택연은 “시즌 때 (최)지강이 형 집에서 잤다. 이제 집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껏 택시로만 이동했는데 오프 시즌 때 차도 샀다. 김택연은 작년 연봉은 30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1억4000만원을 받게 된다. 연봉이 366.7% 오르며 베어스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인상률을 기록했다. 소형준(kt 위즈)이 가진 고졸 2년차 최고 연봉과도 타이를 이뤘다.



김택연은 시즌 뒤 프리미어12 대표팀으로도 뛰었다. 고영표(kt), 정해영(KIA), 소형준, 유영찬(LG) 등 타 구단 선배들에게 궁금했던 많은 것을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김택연은 “대표팀에 마무리 선배들이 많아서 경기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등을 물어봤고. (유)영찬 선배에게 스플리터, (소)형준 선배에게 체인지업 던지는 법도 가르쳐 달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많은 공을 던졌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는 5연투를 해서 혹사 논란이 있기도 했다. 프로 1년차에 풀타임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와일드카드 결정전), 프리미어12까지 뛰었다. 어깨 상태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김택연은 “프리미어12 때는 팔이 나를 제어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작년보다는 어깨 피로감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11월에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는데 검사 결과가 좋았다. 이상이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깔끔해서 계획대로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시즌 내내 훈련을 쉰 적은 거의 없다. “며칠 훈련을 쉬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새벽에라도 운동하고 싶으면 밖으로 나가서 뛰고, 뭔가 떠오르면 지하 주차장에서라도 섀도 피칭 등을 해본다. 자신의 최장점을 “야구 하나만 보고 야구에 미쳐 있는 것”이라니 오죽할까. 김택연은 “작년에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59·우타자 상대는 0.177)이 안 좋아서 제3구종(스플리터)에 대한 연습을 지금 하고 있다. 제2구종(슬라이더)도 다듬고 있는데 S급으로 마스터 한다는 생각은 없다. 속구를 살리기 위해 A급으로 가다듬고 있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일단 “다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마무리’라는 포지션상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팬들이 ‘이겼다’라는 마음이 들게끔 하고 싶다”. 김택연은 “정말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욕먹지 않기 위해서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택연의 좌우명은 “최고의 정상 뒤에는 최고의 노력이 있다.” 그래서 더 연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려고 한다. “공 던질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김택연의 2025년은 어떤 ‘노력’과 어떤 ‘결과’로 채워질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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