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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프로 새내기, 사실은 수원 9년차의 푸른피 GK 김정훈 "빅버드 입성 설레, 굵고 길게 선수생활 하고 싶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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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해 수원 삼성에 입단한 골키퍼 김정훈(21)은 이제 프로에 첫 발을 뗐지만, 사실 '수원 9년차'다.

김정훈은 초등학교 4학년인 2014년 수원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일반 클럽에서 뛰었던 그는 골키퍼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수원 U-12 입단 테스트를 봤고, 당당히 통과했다. 이후 수원은 그의 전부가 됐다. 김정훈은 수원 U-15, 수원 U-18을 거쳤다. 수많은 동기들 중 수원 U-12, U-15, U-18을 모두 거친 이는 김정훈 뿐이다. 스스로 "내 몸에는 푸른 피가 흐른다"고 할 정도다.

고려대에 진학해 경험을 더하며, 프로 입성을 준비하던 김정훈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오로지 수원 뿐이었다. 7일 입단 계약서에 사인을 한 김정훈은 수원 경력 9년만에 빅버드 입성에 성공했다. 김정훈은 "어렸을때부터 수원 유니폼만을 보고 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보거나 볼보이로만 갔는데 이제 당당히 프로가 되서 사인하러 가니까 감회가 새롭더라. 설레는 마음이 크다. 이제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수원 9년차 답게 수원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는 "경기장 뿐만 아니라 어디를 돌아다녀도 수원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보인다. 정말 대단한 팀"이라며 "늘 빅버드에서 뛰는 상상을 했다.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경기에 뛴 것은 아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수원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늘 내 첫 프로팀은 수원이었으면 했는데, 그 꿈을 이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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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은 늘 동경하던 양형모와 이제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는 "형모형을 좋아했다. FA컵(현 코리아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막고, 직접 넣어서 승리를 이끄는 모습 보고 언젠가 같이 훈련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웃었다. 수원에 워낙 유스 출신이 많아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김정훈은 "(강)현묵이형, (김)상준이형, (장)석환이, (이)상민이도 잘 알고 있고, (김)지호형도 고대에서 한방을 썼던 사이"라고 했다.

김정훈은 단순히 수원 유스 출신이라 수원에 입단한 것이 아니다. 김정훈은 알아주는 유망주였다. 그는 영재 골든에이지로 13세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후 U-13, U-15, U-17, U-19, U-20 대표팀까지 단 한번도 연령별 대표를 놓치지 않았다. 4강 신화를 썼던 2023년 U-20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승선했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애매한 나이 때문이었다. 2004년생이라 연령별 대표팀마다 늘 한 살 많은 형들과 경쟁해야 했다. 그는 "억울하지는 않았다. 많은 것을 느꼈다. U-20 월드컵에서도 (김)준홍이형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오히려 이때의 경험이 프로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 웃는 김정훈이다. 양형모와 새롭게 경남에서 이적한 김민준의 존재로 김정훈은 세번째 골키퍼로 활약할 예정이다. 냉정히 그에게 갈 출전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김정훈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2번으로 뛰면서, 인내를 배웠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더라. 그때 경험을 토대로 프로에서 한동안 뛰지 못해도 팀의 승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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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출전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은 아니다. 그는 "준비가 되어 있으면 분명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감독님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시는 스타일이시니,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면 기회를 주시지 않을까 싶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늘 준비를 철저히 할 생각"이라고 했다. 경쟁력도 있다. 김정훈은 본인의 장점으로 빌드업을 꼽았다. 그래서 롤모델도 발밑이 좋은 김승규와 마누엘 노이어다. 어렸을때부터 골키퍼만 봤기 때문에 기본기도 좋다는 평가다. 물론 아직 21세에 불과한만큼, 순간 판단 능력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

김정훈의 프로 첫 시즌 목표는 '데뷔'다. 그는 "빠르게 녹아들어서 부상 없이 프로에 잘 적응하는게 첫번째고, 좋은 기회가 왔을때 잡는게 두번째 목표"라고 했다. 이제 프로 첫 발을 뗀 김정훈의 축구 인생 목표는 '굵고 길게'다. 그는 "부상 없이 굵고 길게 선수 생활하고 싶다. 해외 진출도 해보고 싶고, A대표팀에도 가보고 싶다. 물론 수원에서 최대한 오래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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