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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건강 이슈보다 중요한 건 없다' 김하성과 보라스의 치명적인 판단미스, 관심도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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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무리 누적기록과 과거 성적이 좋아도 건강에 물음표가 찍히면 무용지물이다.

올 겨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김하성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호기롭게 FA를 선언하고 나왔지만, 1월 중순으로 향하는 시점에도 아직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팀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의 전망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데, 계속 김하성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김하성이 유력 FA로도 거론되지 않는다. 한때 1억달러(약 1460억원) 짜리 선수로 평가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재 나오고 있는 최신 전망은 샌디에이고 잔류다. CW6 샌디에이고의 스포츠캐스터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리 핵소 해밀턴은 9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가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하성을 재영입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있다. 연봉 600만달러를 제안하려는 듯 하다"고 언급했다.

물론 이와 다른 전망도 있다. 미국 저스트 베이스볼은 같은 날 '김하성이 미계약 FA 톱20 중에서 6위이며, 애틀란타와 5년 6000만달러(약 877억원)에 계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긍정적인 전망인데, 실현 가능성은 가장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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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밀워키 부르어스의 경기, 3회말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 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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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뉴욕 양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김하성을 영입할 만 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김하성에게 1년 1400만달러를 제안할 수도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그러나 모두 현지 매체의 전망일 뿐이다. 특히 양키스는 김하성에 대한 관심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10일 양키스의 내야수 보강에 관한 움직임을 종합했는데, 여기에 김하성의 이름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루이스 아라에즈, 알렉스 브레그먼, 놀란 아레나도 등이 양키스의 관심 목록에 있다는 정도의 내용만 들어있다.

이는 양키스가 더 이상 김하성을 영입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애틀랜타와 밀워키의 경우도 구단 차원에서의 관심이라기 보다는 현지 매체의 전망 또는 바람 정도로 보는 게 타당하다.

결국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FA 미계약 신분으로 원 소속팀 샌디에이고와 1년 계약을 맺는 방안 뿐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데 샌디에이고가 600만 달러라는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면 김하성에게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

이러면 결과적으로 FA선언은 대실패가 된다. 굳이 FA 시장에 나오지 않더라도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남은 1년 옵션을 사용할 경우 800만달러(약 117억원)는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FA를 선언하면서 이 보장 옵션이 없던 일이 됐고, 그로 인해 200만달러를 손해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MLB스토브리그 시장의 반응은 사실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MLB 구단 입장에서 보면 김하성은 '중대결함'을 안고 있는 상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8월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 때 슬라이딩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를 크게 다쳤다. 하필 우투우타인 김하성에게 가장 중요한 오른쪽 어깨 와순 파열이었다. 재활로 시즌 내 복귀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수술대에 올랐다.

통상적인 재활 기간만 6~8개월이 걸리는 간단치 않은 수술이었다. 게다가 재활을 다 마친 뒤 타격이나 송구 면에서 예전의 기량을 얼마나 회복할 지도 미지수다. 결국 김하성은 건강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지닌 선수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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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이런 불확실성을 더욱 키워준 발언까지 있었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작년 10월 김하성의 부상에 관해 "김하성의 복귀 시점은 월드시리즈 직후 우리가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다. 거기에 맞춰 구단과 선수가 상호옵션 선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김하성은 어쩌면 7월까지 뛸 준비가 안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물론 김하성과 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 측은 "4월에 복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구단은 없다. 이를 인정했다면, 2023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유틸리타부문) 수상자인 김하성과의 계약을 망설일 리 없다.

즉, 김하성이 이렇게까지 스토브리그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 뿐이다. 어깨 수술의 후유증 정도를 계산하기 어렵고, 얼마나 옛 기량을 빠르게 회복할 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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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스프링캠프 현장, 김하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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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예전에 잘 했으니,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감 만으로 수 천만달러에 달하는 장기계약을 제시할 팀은 없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비즈니스는 그런 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선수의 건강에 대해서는 철저히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한다. 당장 개막전 출전은 커녕, 상반기 내 출전여부도 불확실한 선수가 바로 김하성이다.

그런 관점에서 김하성은 '긁지 않은 복권'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당첨보다 '꽝'이 될 확률이 더욱 커 보인다. '4월에 복귀해 예전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데이터도 부족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김하성에 대한 관심을 속속 거둬들이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다

결과적으로 김하성와 에이전트가 선택한 'FA도전'은 나무 안일한 판단이 되는 분위기다. 스토브리그 계약의 제 1원칙이 '건강함'이라는 점을 간과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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