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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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손흥민(33)은 여전히 토트넘 홋스퍼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건 거의 일방적인 짝사랑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철저히 배신했다. 재계약 요청 자체에 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연장옵션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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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행태가 이번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년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고 해서 토트넘이 손흥민을 귀중한 자산으로 여길 것 같지 않다. 조금이라도 가치가 떨어졌다 싶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결별을 통보할 가능성이 크다. 한번 배신한 팀이 또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이제 토트넘에 대한 일방적 충성심을 거둬들여야 할 때가 됐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적극적으로 '탈트넘'을 시도해야 한다. 커리어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해서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사진캡쳐=토트넘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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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에 대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한다고 알렸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2026년 여름까지 연장하는 옵션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며 "32세 쏘니는 2015년 8월에 클럽에 합류하였고, 우리와 함께한 시간 동안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으며, 토트넘 홋스퍼의 위대한 선수"라고 그럴듯하게 포장했다.
사진=토트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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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손흥민은 끝까지 예의를 지켰다. 그는 "정말 감사하다. 나는 이 클럽과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사랑한다. 거의 10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1년 더 계약을 연장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본심이 어느 정도 담겨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그야말로 '모범정답'같은 답변이었다. 구단에 대한 감사와 헌신의 의지를 모두 밝혔다.
하지만 계약 연장옵션 발동 이면에 담긴 토트넘의 실제 행태는 너무나 비정했다. 손흥민에 대한 애정이나 레전드에 대한 예우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다. 나아가 손흥민의 재계약 요청을 아예 묵살하고 연장옵션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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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매체 ESPN이 폭로했다. ESPN은 8일 '소식통에 따르면 원래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재계약을 맺길 원했다. 그러나 구단과 선수간에 아무런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손흥민 측과 재계약 협상에 임하는 대신 기존 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내용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간절한 재계약 의사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 아예 협상 테이블조차 만들지 않고, 일방적으로 구단이 갖고 있는 옵션을 써버린 것이다. 결국 손흥민은 '찍'소리도 못하고 2026년 6월까지 토트넘에 묶여 있게 됐다.
물론 구단이 갖고 있는 옵션을 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손흥민 측과 만나보지도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손흥민을 '파트너'로 여기지 않는다는 태도다.
이런 토트넘 구단의 행태를 미뤄보면 연장된 1년 동안 어떤 뜻밖의 결정을 내릴 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1년 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만큼 손흥민의 활약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장기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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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토트넘은 철저히 비즈니스 중심의 구단이다. 이미 손흥민을 '에이징 커브에 들어선 선수'로 분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재계약 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그보다는 최근 이적시장에서 나타난 손흥민에 대한 타 구단의 관심을 이용해 여름 이적시장이나 내년 1월 이적시장 때 쯤 이적료를 챙기고 팔아치울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토트넘이 옵션 발동에 대한 공식 발표를 바르셀로나 등 여러 구단들의 이적 제안이 온 이후 뒤늦게 한 점에서 추정가능한 시나리오다.
공신력을 인정받은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다. 이 매체는 '2026년 6월 이후 손흥민은 어떻게 될까. 현 계약서의 만료 기간이 1년 늘어났지만 여전히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토트넘의 결정에 따라 손흥민을 언제든 내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손흥민은 이제 더 이상 토트넘 구단에 맹목적인 충성심과 애정을 보낼 이유가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충성심을 역이용해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했다. 지금이야말로 '탈트넘'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일단 1월 이적 시장 상황이 종료된 만큼 여름 이적시장 혹은 새롭게 보스만 룰이 발동되는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어떻게든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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