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인터뷰]
체육회 예산 4300억…자체예산 860억 돼야
"자체 예산 늘려 능동적으로 집행해야 자생"
"입찰 없이 후원 가능하도록 규제 풀어줘야"
"체육개혁TF팀 가동…'유승민표 사업' 구상"
"리더부터 전부 오픈…체육회 비위 없을 것&q...
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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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RSM스포츠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한체육회는 예산의 95%가량을 정부의 국가 보조금으로 집행하고 있다. 자체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능동적으로 집행해야 자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늘(28일)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 이후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유 회장은 선거운동 때부터 대한체육회의 ‘자립성’, ‘자율성’, ‘수익 극대화’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대한체육회의 한 해 예산이 약 4300억 원 규모인 만큼 연 800억 원 이상 후원금을 유치하려는 목표다.
최근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회장 직속 마케팅실을 신설했다. 유 회장은 “직접 뛰어다니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기업인들을 만나 우리의 가치를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이날 임기 시작과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즉각 가동한다. 그는 “체육 개혁 TF팀을 가동해 ‘유승민표 사업’의 구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체육인들이 더 혜택받을 수 있는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릴 것이다. 늦어도 5월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 이후 40여 일 지났다. 어떻게 지냈나.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동계체전 등을 쫓아다니느라 무척 바빴다. 업무 파악을 하면서 각계 인사들과 상견례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웃음)
-그간 체육회의 자생력, 수익성을 강조하는 공약이나 언급이 많았는데.
-자체예산을 늘리고 싶은 이유는?
△학교체육 활성화, 지방체육회 재정 독립, 지도자 처우 개선 등에 쓸 돈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예산을 더 많이 받아올 수도 있지만, 기획재정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등과 논의하고 승인하는 절차가 무척 길다. 긴급하게 써야 할 때가 있는데, 국가 보조금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떻게 확대할 건가.
-대한탁구협회장 시절엔 후원금을 얼마나 모았나.
△5년간 100억 원 조금 넘게, 연간 20억 원가량 후원금을 유치했다. 사실 고(故) 조양호 전임 회장이 매년 10억 원가량의 기탁금을 냈는데, (나는) 기업인이 아니다 보니 그렇게 할 수 없어서 후원금 유치에 힘을 썼다. 탁구인들이 ‘덕분에 돈 걱정 없이 선수, 지도자를 지원하고 생활 체육 인구도 늘었다’고 고마워했다.
-탁구협회와 달리 체육회는 기타공공기관이어서 제약이 있지 않나.
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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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결과를 두고 이변, 기적이라고 한다. 본인은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봤나.
△어떤 사람은 ‘2등은 하겠지’ 생각하고 투표했다더라.(웃음) 하지만 캠프에선 이기든 지든 30표 정도 접전으로 봤다. 우리 득표수는 예상대로 나왔는데, 상대방 득표수가 생각보다 적었다.
-승리의 비결이 뭔가.
△다들 안 될 거라고 하니 더 오기가 생겼고, 자극제가 됐다.(웃음) 져도 본전이니, 더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까지 했다.
-유승민을 아는 사람은 당신의 ‘진정성’을 얘기한다.
△탁구 훈련할 때 공 때리는 걸 보면 정성스럽게 하는지, 기계적으로 하는지 안다. 노력의 결과는 중요한 순간에 나온다. 정성스럽게 때려왔다면 중요한 순간에 성공한다. 내가 몸으로 느꼈기에 매사 그렇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
-체육회에 있는 위원회를 통폐합한다고 들었다.
△체육회에 31개 위원회가 있지만,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9개 위원회는 지난해 한 번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유사, 중복 위원회를 통합하고, 인공지능(AI)과 e스포츠 등 디지털 플랫폼을 담당하는 위원회를 신설할 생각이다. 위원회 개수는 줄이고, 기능은 더 섬세하게 만들 것이다. 체육개혁TF팀도 만든다.
-TF팀의 역할은 뭔가.
△‘유승민표 사업’을 만들 것이다. 지금 공개하긴 어렵고, 체육인들이 더 혜택받을 수 있는 사업, 지방체육회, 학교 체육 등을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문체부도 관심이 많다. 늦어도 5월까지는 발표할 계획이다.
-체육계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다. 어떻게 탈피할 건가.
△리더부터 모든 걸 오픈하자는 생각이다. 나로 인해 일어나는 비위 행위는 절대 없을 것이다. 내가 올곧게 행동하면 직원들도 따라줄 것이다.
-임기를 시작하는 각오는?
△정말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수, 지도자, 생활체육인 등 다양한 분들과 협력해 미래 지향적인 단체를 만들고 싶다.
◇유 회장은… △1982년 서울 출생 △동남고 졸업 △경기대 체육학 학사 △경기대 대학원 사회체육학 석사·체육학 명예 박사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탁구 대표팀 코치 △IOC 선수 위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장 △제24·25대 대한탁구협회장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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