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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TF초점] '보고싶었어', 보고 싶기엔 식상함 가득…'킥'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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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관계의 전복' 차별화로 내세웠으나 역부족
매주 토요일 밤 9시 40분 방송


ENA 예능 프로그램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싶었어'가 포스터에 '꽁꽁 숨겨두었던 스타들의 단골집으로 초대합니다'라는 문구를 담았다.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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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명주 기자]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싶었어'(이하 '보고싶었어')가 방송 전부터 내걸었던 '꽁꽁 숨겨두었던 스타들의 단골집으로 초대합니다'라는 문구가 무색하다. 호스트가 게스트의 단골 가게에 방문하는 '관계의 전복'을 차별점으로 내세웠으나 베일을 벗은 방송은 수많은 맛집 토크쇼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8일 첫 방송한 ENA 예능 프로그램 '보고싶었어'는 밥 잘 먹이는 누나 최화정과 '맛잘알' 미식가 김호영이 스타들의 인생 단골집에 초대받아 음식과 철학 그리고 응원을 나누는 단골 맛집 토크쇼다.

음식과 대화가 결합된 맛집 토크쇼가 넘쳐나는 가운데 '보고싶었어'는 방송 전부터 '관계의 전복'을 프로그램만의 매력으로 자신해 기대감을 모았다. 주로 호스트가 초대한 장소에 게스트가 가기 마련인데 이와 달리 게스트의 단골집에 호스트가 방문해 '관계의 전복'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지난 8일 방송된 ENA 예능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싶었어'에서 추성훈이 게스트 등장해 아내 야노 시호와의 러브스토리 등의 내용을 전했다. /방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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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진행된 '보고싶었어'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안제민 PD는 "이제까지 맛집 먹방은 호스트가 가거나 제작진이 섭외한 데 불려가는 것인데 이것을 전복시켰다. 게스트가 좋아하는 맛집에 가는 것이 사소하지만 크다. 게스트가 손님이지만 말이 많아지고 맛있게 먹는지 지켜보는 '관계의 전복'이 작지만 새로운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게스트가 자신의 단골 가게에 호스트를 초대하는 것이 전부다. 게스트와 호스트가 음식점에서 인사를 나누고 음식을 주문한 후 먹으면서 대화를 하는 전개는 여타 다른 맛집 토크쇼와 다를 것이 없었다. 이 때문에 제작진이 자신한 '관계의 전복'이라는 차별화 키워드는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관계의 전복'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스타의 단골집'이라는 소재에 집중하지도 못했다. 맛집에 담긴 특별한 사연과 추억보다 이와는 관련 없는 이야기가 방송의 전반을 채운 것이다.

1회에서 게스트로 등장한 추성훈은 자신의 20년 단골집인 양대창 가게에 담긴 특별한 에피소드를 밝히기보다 양대창이라는 음식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여기에 추성훈의 유튜브 활동, 아내 야노 시호와의 관계, 자녀 추사랑의 에피소드 등 맛집과 관련 없는 대화가 주로 방송됐다.

방송인 김호영(왼쪽)과 최화정이 ENA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싶었어'에서 호스트로 활약한다.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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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스트 박세리와 브라이언의 단골집 양고기 가게와 퓨전 한식집이 나오지만 맛집 관련 대화는 음식점 셰프·주인 및 가게 소개에서 끝이었다. 해당 음식점에 담긴 게스트만의 사연과 추억이 등장하지 않고 브라이언의 박세리 썸남 목격담, 청소광 브라이언의 콘셉트 논란 등 단골집과 상관없는 대화가 이뤄졌다.

특히 1회 후반, 추성훈의 단골집에서 1차 식사를 마치고 최화정이 고른 베이글 가게로 향하는 모습은 의아함을 자아냈다. 게스트의 맛집이 아닌 호스트의 단골 가게로 향하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정체성과는 전혀 다른 전개였기 때문이다. 차라리 추성훈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던 배정남이 애정하는 음식점으로 갔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보고싶었어'만의 매력이 두드러지지 않는 탓인지 프로그램의 시청률도 화제성도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8일 방송한 1회와 15일 방송한 2회 모두 0.3%(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라는 처참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만 아직 방송 초반인 만큼 반전의 드라마를 쓸 기회는 존재한다. 호스트가 게스트의 맛집에 가는 것에 그치는 단순한 '관계의 전복'이 아닌 그 이상을 그려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향후 방송 동안 '보고싶었어'가 프로그램이 가진 차별성을 제대로 표현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보고싶었어'는 매주 토요일 밤 9시 40분에 ENA에서 방송된다.

silkim@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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