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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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심은우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학폭'(학교 폭력) 의혹을 해명하고 또 해명하면서 보낸 지난 4년의 세월을 돌아봤다. 이날 그는 동창들이 '심은우의 학폭 사실이 없다'고 직접 써준 '진술서'가 가득 든 가방을 들고 왔다.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는지 묻자, 참아왔던 눈물을 쏟았다.
앞서 심은우는 지난 2021년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로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며 학폭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심은우는 지난 21일에는 이와 관련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심은우는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에 캐스팅됐는데, 드라마 관계자의 권유에 따라 사과문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학폭' 가해자가 아니라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부부의 세계'를 통해 독특하고 신선한 매력으로 급부상한 '유망주'였던 심은우는 학폭 의혹 꼬리표로 인해 연기 활동도 중단하고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그를 버티게 한 것은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었으며, 동시에 절대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익명'의 주장만 믿는 사람들을 보며 허무함도 느꼈다는 그였지만, 지지 않고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죽으면 손해다'라는 마음으로 버텼다는 심은우는 앞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연기를 포기하지 않고 싶다고 했다.
-재수사까지 했는데 (A 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이 나왔다.
-대중을 상대로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본인의 주장을 믿지 않는 반응을 볼 때 어떤 마음이었나.
▶제가 그 글을 올렸지만 여전히 안 믿는 사람도 있다. 글을 올렸다고 해서 모두가 믿어줄 수도 없는 것이다. 이미 이미지라는 것이 그렇게 돼 버렸다. 그걸 바로 회복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저는 계속 연기를 해왔던 사람인데 제 말은 아예 안 믿고 전혀 모르는 사람의 주장만 믿는 현실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허무하달까. 그런 마음이었다.
-A 씨와는 만나지 않았나.
-A 씨가 왜 이런 주장을 펼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물어보고 싶은데 만날 수가 없으니 묻지를 못했다. 여전히 궁금하다. 도대체 뭘까. 나를 이렇게까지 만든 사람의 얼굴을 현재 모습을 보지도 못하고 어떤 목소리인지 어떤 말투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제 인생이 이렇게 잠식된다는 게 너무 말이 안 되는 거다. 앞으로 내가 만나자거나 이런 일은 없을 것 같다. 상대방 쪽에서 저를 만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요청을 해야지 저는 그럴 이유가 사라진 것 같다. 상대방 쪽에서 또 그런다면(학폭을 주장한다면) 어쩔 수 없이 저도 끝까지 가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저도 멈추고 싶지만 진실을 밝혀야 하고, 배우 일을 떠나서 인간관계나 삶을 영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친다고 저 스스로 놓을 수는 없는 일 같더라.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힘든 시간 버티게 해준 존재는 무엇인가.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했을 것 같다.
▶부모님이 정말 속상해하시고 저의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걸 참 답답하고 미안해하시더라. 정말 '죽으면 나만 손해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지금도 안 믿어주는데 죽는다고 믿어주지 않을 것 같더라. 최근만이 아니라 이전에도 있었던 연예인들의 일들을 보면, 또 악플이 달리고 또 사실과 다른 내용이 나오더라. 그런 걸 보면서 '죽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일상에서 반려동물들을 키우면서 더 힘을 내서 살려고 했다.
-어떻게 생계를 유지했나.
-소속사도 없는데 앞으로 활동 계획은.
▶회사가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다. 제 상황이 이렇지만, 그럼에도 괜찮은 회사는 연락을 주시면 좋겠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배운 것은.
▶(의혹이 제기된) 당시에는 20대였다. 처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역할도 커지는 가운데 이런 이슈가 생기니까 무서웠다. 제 일인데도 제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지금 돌아보면 내 문제인데 주체적으로 할 수 없었던 게 후회스럽다. 내 일은 내가 주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글로 정리를 하는 것도, 제가 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조금 더 나이를 먹었으니 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변의 판단에만 휩쓸리지 않을 것 같다. '아닌 건 아니다'라고 빠르게 이야기해야 하는구나 라는 걸 배웠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우리 일이라는 게 언제 못하게 될지 모르는 일이더라. 눈치 안 보고 너무 무서워하지 않고 어떤 역할이 주어지면 예전보다 더 과감하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다시 잘할 수 있을까, 다 까먹은 거 같은데 걱정도 된다. 그런데 또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작품을 다시 하고 싶다. 저 스스로 사건을 정리했고 앞으로 남은 건 제가 지지 않는 것,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 저에게 '조금만 더 힘내자' 그렇게 말하고 싶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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