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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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교포 이민우(26)가 31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에서 벌어진 PGA 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했다. 4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민우는 이날 3언더파 67타, 합계 20언더파로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등을 1타 차로 제쳤다. DP월드투어 3승을 거둔 이민우는 PGA 투어에서 56경기 만에 첫 우승을 맛봤다.
4타 차 선두로 시작했고 13번 홀까지 버디만 4개를 잡은 이민우의 다소 싱거운 우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앞 조에서 경기한 셰플러가 13번 홀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하면서 분위기가 약간 달라졌다. 그래도 여유가 있었다.
16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이민우는 3타 앞섰다. 16번 홀은 531야드로 비교적 짧은 파5지만 페어웨이 왼쪽과 그린 앞에 호수가 있다. 이민우의 티샷이 오른쪽 물에 빠져버렸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세 번째 샷을 해야 했다. 이 때 앞 조에서 셰플러는 또 버디를 했다. 타수 차는 2로 줄었다.
이민우는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물을 의식해서인지 안전하게 뒤쪽으로 올렸다. 2퍼트로 보기. 2라운드 10번 홀 이후 30홀 만에 나온 보기다. 가장 쉬운 홀에서 나온 보기라 더 아쉬웠다. 타수 차는 1이 됐다. 이민우의 얼굴이 상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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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는 리드를 잘 지켰다. 특히 세계랭킹 1, 2위 셰플러와 로리 매킬로이의 추격을 뿌리친 우승이어서 더 뜻 깊다. 공에 흙이 묻은 4번홀, 볼이 덤블 아래로 들어간 8번 홀 등 몇 차례 위기를 잘 넘겼다.
이민우는 별명이 ‘거리 왕(distance king)’이다. 183cm 75kg로 호리호리한데 놀라운 장타를 친다. 이번 시즌 평균 거리는 315.8야드로 3위이며 원하면 330야드를 쉽게 넘겼다. 지난해 7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선 피칭 웨지로 225야드를 보냈다. 뒷바람이었고 런도 많았지만 친 클럽이 피칭 웨지가 맞느냐고 화제가 됐다.
특히 티샷 볼 속도가 빠르다. 시속 194마일이 자주 나왔다. 셰플러에 비해 시속 15마일, 로리 매킬로이에 비해서도 5마일 정도 빨랐다. 브라이슨 디섐보가 몸을 헐크로 만들어 있는 힘을 다해 내던 속도를 이민우는 호리호리한 몸으로 해냈다.
기록상으로 봤을 때 이민우의 최고 강점은 쇼트게임이다. 그린 주변 샷이 9위, 퍼트는 15위다. 그린 주변 쇼트게임을 잘 하는 선수도 있고, 퍼트를 잘 하는 선수도 있지만 둘 다 잘 하는 선수는 드물다.
이번 대회에서 이민우가 드라이버로는 점수를 잃었다. –0.2타다. 반면 퍼트로는 9타, 아이언으로는 4타, 그린 주위에서 2타를 벌였다.
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 포함 8승을 한 이민지가 그의 누나다. 넷플릭스 풀스윙에 의하면 이민지는 어릴 때부터 연습을 열심히 했으나 이민우는 그렇지 않았다. 천재형 선수다.
이민우는 지난해 PGA 투어에 입성했다. 쇼맨십이 좋아 틱톡 등 SNS 팔로워가 많다. 타이거 우즈가 만든 스크린 골프리크 TGL 선수로도 뽑혔다. 거기서도 최고 장타 기록을 세웠다.
셰플러와 매킬로이는 우승을 놓쳤지만 열흘 앞으로 다가온 첫 메이저를 위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셰플러는 19언더파 공동 2위, 매킬로이는 15언더파 공동 6위다.
휴스턴=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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