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포드 챔피언십 역전 우승
“샷 서두르려다 벌레 때문에 기다려”
1년 5개월 만에 통산 7승 올려
누적 총상금 1000만달러 돌파
김효주가 31일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릴리아 부(미국)와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2023년 10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LPGA투어 통산 7승을 달성한 김효주는 누적 총상금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챈들러=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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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벌레가 공에 앉았던 것이 좋은 징조였다.”
김효주(30)는 31일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뒤 이렇게 말했다. 김효주는 18번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 1.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3m 거리의 버디를 놓친 릴리아 부(28·미국)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김효주는 연장전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보낸 뒤 두 번째 샷을 앞두고 잠시 멈춰 섰다. 공 위에 무당벌레가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김효주는 캐디와 함께 무당벌레를 쫓으려 했지만 바로 날아가지 않았다. 무당벌레는 잠시 후 날아갔고, 김효주는 숨을 고른 뒤 두 번째 샷을 쳤다. 공은 홀컵 좌측 1.5m 옆으로 붙었고, 결국 우승을 결정짓는 버디로 이어졌다. 김효주는 “당시 샷을 서두르려고 했는데, 무당벌레가 날아가지 않아 기다렸다. 그게 내게는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샷을 서둘렀다면 홀컵 1.5m에 붙이는 그림 같은 샷이 나오지 않았을 거라는 것. 실제로 김효주는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18번홀에서는 네 번 모두 파만 기록했다.
이날 우승으로 김효주는 LPGA투어 통산 7승째를 올렸다. 김효주가 LPGA투어에서 우승한 건 2023년 10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김효주는 겨우내 연습을 통해 비거리가 더 많이 나는 드로 구질로 바꿨다. 또 비틀림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제로 토크 방식의 퍼터를 이번 대회부터 사용한 것도 효과를 봤다.
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한 김효주가 밝은 표정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였다. 챈들러=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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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는 이번 대회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와의 특별한 추억도 소환했다. 2015년 LPGA투어에 데뷔한 김효주가 데뷔 후 처음 우승한 대회가 파운더스컵인데, 당시 대회가 열린 곳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골프클럽이었다. 김효주의 LPGA투어 첫 우승은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이지만 당시 그는 투어 회원이 아니었다. 김효주는 “내가 미국 본토에서 열린 LPGA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곳이 애리조나라서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시즌 첫 승이 이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결국 우승이 이뤄져 애리조나라는 곳이 내겐 환상적인 기억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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