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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구장’ 창원의 비극, ‘40살’ 사직구장은 괜찮을까… OK 사인에도 추가 점검 만반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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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마산 팬들의 추억이 담긴 마산구장이 점점 낙후화되자 창원시와 NC는 새 구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2019년 그 뜻을 이뤘다. 기존 마산야구장 바로 옆에 메이저리그식 신축 구장을 만들었다. 창원NC파크로 명명된 이 구장은, 올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완공될 때까지 KBO리그에서 가장 젊은 구장이었다.

NC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최신식 설계를 도입했다. 실제 관람 여건이 굉장히 좋다는 호평이 자자했다. 부지의 한계가 있어 수용 규모는 1만8000석으로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여건 속에서 최상의 경기장을 지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또한 NC파크를 여러 각도에서 벤치마킹했다. NC 팬들은 나름 KBO리그에서 가장 좋은 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그 자부심이 어이없는 사건으로 생채기가 났다. 지난 3월 29일 NC와 LG의 경기가 막 시작된 시점, 3루 측 매점 쪽에 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이 구조물은 지면으로부터 높이 17.5m 위에 위치한 창문에 달려 있던 알루미늄 소재로 NC파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길이 2.6m에 폭은 40㎝, 무게 60㎏의 구조물이었다. 떨어진 곳에 사람이 없었다면 다행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구조물이 떨어진 자리에는 팬들이 있었다. 세 명이 다친 가운데 그중 머리에 그 구조물을 맞은 한 여성 팬이 의식을 찾지 못한 끝에 31일 사망하는 비극이 있었다.

사건 직후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다른 한 팬도 쇄골에 맞아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즐기는 야구장에서 비극이 일어난 셈이다. 이에 KBO는 1일부터 3일까지 공식 애도 기간을 지정하는 한편, 1군과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모두 취소하고 고인을 추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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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는 평소 안전에 있어 별다른 생각이 없었던 야구장 시설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갖는다. 그간 야구장 사고는 관중 부주의나 파울볼에 의한 사고가 많았다. 혹은 관중이 없을 때 태풍 피해로 광고판이 뜯어져 나가는 등 인명 피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구조물이 떨어져 팬들을 덮친 사례는 별로 없다. 이에 다른 구단과 지방자치단체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장 내 안전 시설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이다.

NC파크에서의 사고는 경기장 연식과 관계없이 어디에서든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아무래도 낙후된 경기장을 쓰는 구단들이 더 비상이다. 사직구장이 대표적이다. 사직구장은 지난 1985년 개장했다. 40년을 그 자리에서 지켰다. 상징성은 있지만 구장이 낡았다. 사직구장을 홈으로 쓰는 롯데가 매년 구장 시설을 개보수하고 리모델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신축 구장 논의가 나온 지 벌써 15년이 넘었지만 아직 진전된 것은 별로 없다.

경기장이 오래될수록 더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이번은 구장 구조물의 사고였지만, 사직구장의 경우 골격도 오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제가 생긴다면 NC파크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롯데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평소부터 안전 점검을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사고를 계기 삼아 추가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롯데는 지난달 31일부터 안전관리TF팀(시설관리 협력 업체 포함), 부산시 체육시설사업소와 함께 사직야구장 외곽·내부·관중석·그라운드 등 전체 정밀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경기장 전수 조사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팬들의 안전을 위해 외부 드론 촬영(부착물, 피스 등 점검 목적)을 실시하면서 더욱 세부적으로 점검을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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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직구장은 매년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시즌 전 부산시 체육시설사업소와 함께 야구장 전체 시설물 보강 작업 및 안전 점검을 완료했고 당사 안전관리TF팀, 시설관리 협력 업체와 함께 사직야구장의 부착물, 고정 피스 등 안전 점검을 추가로 실시했다”고 설명하면서 “롯데건설CM사업본부에서 매년마다 사직야구장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았고, 이미 시즌 전에도 이상이 없다는 ‘OK’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추가로 더 검진을 받기로 했다. 사직구장은 부산시로부터 2년 주기로 정밀 안전 진단을 받고 있고 최근 실시한 점검 결과로는 사직야구장 내·외부 시설물 및 골조 등 문제가 없다고 확인을 받았다. 이에 더불어 롯데는 “외부 안전 진단 업체 점검도 이번 주말 3연전에 앞서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의 퓨처스 구장인 김해 상동야구장 역시 비시즌 기간 동안 전체 시설물 개·보수 및 안전 점검 실시를 완료한 상태다. 현재 추가로 팬들의 안전을 위해 전체 시설물 점검 및 부착물, 고정 피스 등 일괄 점검 진행 중이라고 롯데는 설명했다.

다른 구장들도 서둘러 안전점검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당장 2일부터 창원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개 구장(잠실(키움-두산), 수원(LG-kt), 광주(삼성-KIA), 대전(롯데-한화))에서 리그가 재개되기 때문이다. 각 구단마다 시설물 점검 계획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경기가 열리는 기간에는 정밀한 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선수단이 원정에 가 있는 동안 집중적인 점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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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또한 공식 성명을 통해 “KBO와 10개 구단은 전 구장 그라운드 안팎의 시설물과 구조물의 안전성을 경기에 앞서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구단과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진단을 더욱 강화하고 정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습니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장 모두의 안전이기 때문에 이는 타협할 대상이 아니다.

2일부터 리그가 재개되는 가운데 4개 구장에서는 응원단 운영 없이 조용하게 경기를 치를 전망이다. 경기 전에는 묵념도 진행한다.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단 전원은 근조 리본을 단다. 애도 기간이 끝나면 원래대로 응원단 응원이 재개될 전망이지만, 각 구단들은 SNS 콘텐츠 업로드를 최소화하고 예정했던 이벤트를 취소하는 등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리그가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으로 사고가 난 NC파크의 경찰 조사 결과, 그리고 안전 점검 결과 또한 관심을 모은다. 창원 경기가 계속 파행으로 이어질 경우 리그 전체 일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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