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 대한항공 ‘스윕’
현대캐피탈은 이미 정규 리그에서도 승점 88(30승 6패)로 2위(KB손해보험·승점 69)를 압도적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승점 19 차이는 역대 최다 격차다. 그 기세는 그대로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어졌다. V리그 남자부 역대 최단 기간 1위 확정, 최다 연승 2위(16연승) 등 각종 기록도 새로 썼다.
그 왕좌의 예감은 이미 작년 9월 정규리그 시작을 앞두고 벌어진 컵대회(KOVO컵) 결승에서부터 느껴졌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3대2로 꺾고 우승하면서 달라진 강호의 면모를 알렸다. 이어 정규 리그와 챔피언 결정전까지 석권하면서 이른바 ‘트레블‘을 달성했다. 구단 사상 처음이다. 통합 우승(정규 리그 1위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두 번째. 2005-2006시즌 이후 19년 만이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다섯 번째로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
지난해 정규리그 4위였던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랑스·일본 대표팀을 맡아 세계적 수준에 올려놓았던 명장 필립 블랑(65·프랑스)을 감독으로 모셔왔다. 블랑은 “과거 영광을 찾아달라”는 제안을 받고 팀을 맡아 부임 첫해 최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 성장이 담긴 트로피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블랑 감독 지도력에 추진력을 제공한 건 OK저축은행에서 영입한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35·쿠바·등록명 레오)였다. 이미 V리그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그는 일곱 번째 시즌을 맞아 정규 리그 득점 2위(682점), 공격 성공률 4위(52.95%)에 남자부 통산 최다 득점(6661점) 기록까지 세우며 날아다녔다. 주장 허수봉(27)과 덩신펑(24·중국)까지 ‘삼각 편대‘가 리그를 폭격했다. 챔피언 결정전 1·2차전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레오는 기자단 투표 31표 중 23표를 얻어 허수봉(8표)을 제치고 챔피언 결정전 MVP도 손에 쥐었다.
지난 시즌까지 4시즌 연속 통합 우승 위업을 이뤘던 대한항공은 올 시즌엔 정규 리그를 3위(승점 65·21승 15패)로 마쳤다. 주축 선수들 부상과 외국인 선수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카일 러셀(32·미국) 활약을 앞세워 플레이오프에서 2위 KB손해보험(승점 69·24승 12패)을 2승1패로 꺾었으나, 챔피언 결정전에선 완패했다. 2021년 대한항공에 부임해 세 차례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토미 틸리카이넨(38·핀란드) 감독은 “오늘이 대한항공과 함께한 마지막 경기였다. 팀에 너무 감사하다”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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