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사진 | 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더할 나위 없는 연기였다. 분량도 엄청났다. 세밀하게 따져보면 10명에 가까운 캐릭터를 맡은 셈이다. 1960년대 어린 애순부터 2020년대 50대 금명까지.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성장 모먼트를 정확히 짚었다. 수 십회에 가까운 눈물 연기는 물론 한 편의 시집이라도 해도 무방한 내레이션까지 소화했다. 이 모든 것을 아이유 홀로 해냈다.
또 하나의 대국민 인생 드라마가 탄생했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1960년대부터 2020년까지 격동의 혼란기에 살아간 소시민을 담았다. 아이유는 그 안에서 10대 에순부터 엄마가 된 애순, 10대 금명부터 50대 금명까지 담았다. 그 어떤 대배우에게도 힘들 숙제인데, 조금도 흔들림 없이 훌륭히 감정을 전달했다.
아이유. 사진 | 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계절로 4막을 나눴다. 봄 여름인 2막까진 애순이로 등장했다. 3막부턴 금명이가 됐다. 애순은 문소리가 맡았다. 엄마를 쏙 빼닮은 딸이란 설정이다. 서울대에 간 금명은 엄마 애순에게 짜증을 너무 많이 냈다. 애순에게 감정을 이입한 시청자들은 애순의 마음을 할퀴는 금명이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생겼다. 아이유 역시 정체성에 혼란이 있었다.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애순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꿈 많은 문학소녀였다. 원하는 것을 얻을 때보다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다. 가난은 되물림됐다. 애순이보다야 낫지만, 서울대에 간 금명이도 많이 참았다. 그래서 많이 울었다. 인간이 울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경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십 회의 오열 신이 있었다. 어쩜 그렇게 잘 울었을까.
“눈물 연기는 어렵지 않았어요. 작가님께서 감정을 잘 그려주셨어요. 이입하면 눈물이 나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울어야 하는 날이 있어요. 새벽 다섯시부터 울었더니, 너무 슬퍼도 눈물이 안 나오더라고요. 정말 많이 울었던 건 관식(박해준 분)과 병실에 있었던 때였어요. 병색이 완연한 관식을 보기 어렵더라고요. 그 장면 다시 보면서도 많이 울었어요.”
아이유. 사진 | 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말 잘했다. tvN ‘나의 아저씨’ 이후 아이유를 향한 연기력 논란은 거세됐다. 훌륭한 배우다. ‘폭싹 속았수다’로 정점을 찍었다. 아이유는 공을 제작진에게 돌렸다.
“저는 대사 NG를 안 낸 거 외에는 잘 한 게 많지 않아요. 열심히는 했죠. 저도 저를 못 믿는 순간이 있어요. 제 약점을 제가 제일 잘 아니까. 제작진이 마법을 부려줬어요. 그걸 눈으로 보니까, 그저 감사하더라고요. 제가 다 한 게 아닌데, 그 추앙을 제가 다 받잖아요. 감사하죠. 그 부채감을 잊으면 괴물이 될 것 같아요. 잊지 않으려고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