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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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신서영 인턴기자] 우승 트로피를 건 운명의 5차전이 펼쳐진다.
흥국생명과 정관장은 8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판 3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정규 시즌 1위를 일찌감치 확정 지은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흥국생명은 1차전(3-0)과 2차전(3-2)을 모두 따내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대전으로 장소를 옮긴 3차전에서도 1, 2세트를 잡아내며 쉽게 우승하는 듯했다.
이로써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말 그대로 라스트 댄스가 됐다. 그는 지난 2월 13일 GS칼텍스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이번 5차전을 마지막으로 더는 코트에서 뛰는 김연경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정규리그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총 585점으로 국내 득점 1위(전체 7위)에 올랐고, 공격 종합 2위(공격성공률 46.03%), 리시브 2위(41.22%) 등을 기록하며 공수 전반에 걸친 활약을 펼쳤다. 김연경은 통산 6회, 연속 3회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는데, 이번 시즌 역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마지막 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5차전에서 승리한다면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구단 역사상 5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김연경 역시 트로피가 간절하다. 김연경이 V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무려 16년 전이다.
이후 오랜 기간 국외 리그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2021시즌 11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돌아왔다. 복귀 후에도 김연경은 맹활약을 펼치며 국내에서 뛴 모든 시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는 진기록을 세웠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복귀 시즌에는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창시절 학교폭력 논란이 터지며 팀이 크게 흔들렸고, 정규 1위를 확정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던 2022-2023시즌에는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먼저 2승을 따냈지만 내리 3경기를 지며 역대 최초 리버스 스윕 굴욕을 당했다. 지난 시즌에도 챔프전에 올랐지만, 정규 1위 현대건설에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또다시 2년 전 리버스 스윕 악몽이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사실 2년 전 얘기를 굳이 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팀도 굉장히 많이 달라졌고, 3-2로 이기든 2-3으로 지든 그게 2년 전이랑 동일시될 건 하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관장은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으나, 플레이오프(3판 2선승제)에서 현대건설을 2-1로 제압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챔프전 2연패 뒤 다시 2연승을 달리며 승부를 다시 인천으로 돌렸다.
정관장 반등에는 특히 메가의 활약이 빛났다. 메가는 3차전 40점, 4차전 38점을 포함해 1-4차전 합계 116점을 올리며 시리즈 주역이 됐다.
사령탑으로서 처음으로 지휘하는 챔프전이기에 고희진 감독에게도 이번 시리즈는 남다르다. 삼성화재 선수 출신인 그는 현역 시절 팀의 8회 우승을 모두 함께했다. 은퇴 후 친정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부임 첫 시즌인 2020-2021시즌엔 최하위, 다음 시즌엔 6위에 그쳤다.
정관장의 반전 드라마 뒤엔 부상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이 있었다. 주전 세터 염혜선은 시즌 초 입은 무릎 부상으로 지속적인 통증을 앓고 있고, 노란 역시 허리 문제로 진통제를 맞고 지난 2차전을 뛰었다. 부키리치의 발목 상태 또한 좋지 않다.
이에 고희진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정상적인 몸 상태라면 감동이라고 표현하지 않을 텐데, 부상이 있는 선수들이 다시는 없을지도 모르는 경기를 펼쳤다.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투지와 정신력을 가진 선수들을 만났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모든 관심이 김연경의 마지막 무대로 쏠린 가운데 정관장은 스스로 악역을 자처했다.
지난 3차전 후 염혜선은 "오늘 경기로 봐서는 악역을 한 번 성공한 것 같다. 원래 드라마 악역이 1화부터 나오진 않는다. 점점 우리의 역할이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진 4차전에서도 승리하자 "어쩌면 주인공은 우리일 수도 있겠다. 이제 역할이 바뀔 기회가 왔다. 악역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고희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를 앞두고 "인천상륙작전을 하러 온 고아더 감독입니다. 원래 준비한 멘트였는데, 승리하면 써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초반 2연패로 묻힐 뻔했던 그의 각오는 정관장의 반등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올 시즌 봄 배구의 끝은 어디일까. 고아더 감독의 인천상륙작전이 될지, 김연경의 화려한 피날레가 될지 그 결말이 궁금해진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인턴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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