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부터 패륜...‘마라맛’ 즐겨주셔서 감사”
이일형 감독. 사진 I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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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으면 한 번에 밤을 세워서라도 몰아보게 되잖아요. 그런 힘을 ‘악연’에 불어넣고 싶었어요.”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 바통을 이어 받은 ‘악연’ 이일형 감독을 만났다. 이 감독은 “눈물샘을 자극하는 무해하고 훌륭한 작품의 뒤를 잇는 데 따른 부담감이 상당했는데 이런 ‘마라맛’도 이질감 없이 즐겨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일 전 세계 공개된 넷플릭스 새 K-시리즈 ‘악연’은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물. ‘검사외전’ 이일형 감독의 첫 시리즈 작품으로, ‘군도:민란의 시대’, ‘수리남’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그간 해온 작업은 극장에 일단 관객들을 2시간 동안 잡아두고 설득시키는 작업을 하지만, 시리즈는 능동적으로 이 드라마를 보게끔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몰입감’이 가장 중요했어요. 6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밤을 새서 보는 맛을 있지 보여드리고자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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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는 그야말로 나쁜 인간들이 득실댄다. 사채를 잔뜩 지고 아버지를 죽여 사망보험금을 타내려는 패륜아 재영(이희준), 그에게 돈을 받고 살인하는 조선족 장길룡(김성균), 음주 운전 사고를 은폐하려 시신을 산에 파묻은 한상훈(이광수), 꽃뱀 이유정(공승연), 온갖 나쁜 일에 손을 대고 있는 김범준(박해수)이 서로 얽히고 설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원작에서는 상훈이 유기한 시신과 재영의 아버지가 다른 인물이었지만,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는 동일한 인물로 설정했다. 관련이 없던 유정과 주연이 드라마에서는 고교 동창으로, 범준과 재영은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인다. 범준이라는 한 인물을 김범준·장길룡으로 나눠 각각 박해수와 김성균이 연기한 게 가장 큰 차이다.
이 감독은 “이들의 ‘인연’을 더 세밀하게 구성해 결국엔 확장된 덩어리로 만들고자 했다. ‘권선징악’이라는 아주 단순하고 확고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과정들을 역시나 한 번에 몰입해 볼 수 있는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구성도, 음악·시각적 장치, 캐릭터 등 모든 요소들을 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 버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일형 감독. 사진 I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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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에피소드를 이끄는 주역들도 중요할 수밖에. 이일형 감독은 “역시나 가장 중요한 연기력”이라며 명확한 캐스팅 기준을 밝혔다.
그는 “박해수의 경우는 그의 다양한 얼굴을 활용하고자 했고, 이희준은 ‘최악의 악’을 정공법으로 그러나 다르게 해줄 실력자여서, 이광수는 이희준과는 다른 가벼운 결의 빌런을 개성있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공승연 배우는 청초한 마스크의 반전 효과를 염두해 캐스팅 했다”고 설명했다.
“원채 잘 하는 배우들이잖아요. 특히 이희준·이광수 배우에겐 정말 놀랐어요. 이희준 배우가 애드리브로 만든 장면이 있는데 그게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그냥 그 인물로 보일 정도였죠. 이광수 배우의 광기도 솔직히 깜짝 놀랐고요. 두 악인의 전혀 다른 색깔이 두 배우의 내공으로 완벽하게 표현된 것 같아요. ‘와, 완전히 몰입했구나’란 생각만 들었죠.”
많은 인물, 복잡한 구성, 여러 요소들이 복합돼 있는 만큼 ‘엔딩’은 대본 작업에서부터 미리 정해놓고 갔단다. 이 감독은 “글을 쓰다 보면 어떤 화는 길어지거나, 또 줄어들기도 한다. 구성도 복잡하기 때문에 쉽게 흐름에 따라올 수 있되,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햇갈림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고민하면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도 공을 들였다. 강약조절에 신경썼다”고도 했다.
더불어 “첫 시리즈물이긴 하지만 영화 작업과 큰 차이는 없었다. 전작(‘리멤버’)을 함께 했던 영화계 동료들과 본래 제 방식대로, 스타일 대로 해서 그런지 이질감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흥행 부담감은 확실히 적긴 했다”고 했다.
“영화였다면 ‘청불’ 등급에서 이미 고민의 시작이이에요. 많은 게 달라지죠. 그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자유로웠어요. 오로지 창작에 몰입할 수 있었고, 확장되는 기분이었죠. 그래도 결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평가를 받기 마련이니까, 역시나 떨리고 긴장됩니다. 지금이 순간에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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