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선수라곤 믿기 힘든 활약…최정상에서 작별
챔피언결정전 MVP 선정…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16년 만에 챔프전 정상…18년 만에 여자배구 통합우승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1세트를 승리하자 기뻐하고 있다. 2025.04.08. jhope@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짜릿한 우승으로 '라스트댄스'를 스스로 빛냈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 점수 3-2(26-24 26-24 24-26 23-25 15-13)로 승리해 챔피언에 올랐다.
정말 극적인 우승 드라마였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뒤 3차전 원정 경기에서 2세트를 앞서다 2-3으로 역전당해 우승 확정을 미뤘던 흥국생명은 4차전도 5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2년 전 '역스윕' 악몽이 떠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순 없었다.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까지 거머쥐며,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연경이 챔프전 정상에 오른 건 2008~2009시즌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한 통합 우승은 18년 만이다.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공격하고 있다. 2025.04.08. jhope@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챔프전은 김연경의 현역 마지막 무대로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팬들 사이에선 '김연경 시리즈'로 불릴 정도였다.
이후 전국을 돌며 은퇴 투어를 통해 팬들과 만난 김연경은 라스트댄스 무대인 챔프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은퇴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김연경은 코트를 떠나는 선수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챔피언결정전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달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챔피언결정전 1차전 홈경기에선 60.87%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6점을 올려 세트 점수 3-0 완승을 견인했다.
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도 22점으로 흥국생명의 세트 점수 3-2 승리를 이끌었다. 2세트까지 공격 성공률 18.18%에 4점을 올리는 데 그쳤으나, 3세트부터 5세트까지 혼자 18점을 몰아쳤다.
3, 4차전은 고군분투였다. 각각 팀 내 최다인 29점, 32점을 올렸으나 정관장과 풀세트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우승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김연경의 투혼이 안타까워 보일 정도였다.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04.08. jhope@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김연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챔프전 5경기에서 무려 133점을 쏟아낸 김연경은 극적인 우승으로 자신의 라스트댄스를 더 화려하게 수 놓았다.
2005년 10월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데뷔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6년 1월22일 KT&G와의 경기에선 44점을 뽑았는데, 이는 한 경기 국내 여자 선수 최고 기록으로,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또 데뷔 첫해 소속팀 흥국생명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챔피언결정전 MVP, 신인상,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을 싹쓸이했다.
국내에서 뛴 4시즌 동안 김연경은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우승 3회, 챔프전 우승 3회, 통합우승 2회에 앞장섰다.
2009년 해외 무대에 뛰어든 그는 일본, 튀르키예, 중국 리그에서 활동했다.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공을 받아내고 있다. 2025.04.08. jhope@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특히 유럽에선 통하지 않을 거란 예상을 깨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간판 선수로 맹위를 떨쳤다. 유럽 진출 첫해 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MVP와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김연경은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스포츠가 사실상 멈추자 2020년 6월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로 복귀해 한 시즌을 뛰고, 2021~2022시즌 중국 상하이로 옮겼다가 두 시즌 만에 다시 V-리그로 돌아왔다.
김연경의 역사가 곧 흥국생명의 역사로 통한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을 포함해 팀 통산 정규리그 1위를 7차례(2005~2006, 2006~2007, 2007~2008, 2016~2017, 2018~2019, 2022~2023, 2024~2025)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선 5차례 정상에 등극했다.
이중 김연경은 정규리그 1위 5회, 챔프전 우승 4회를 경험했다.
항상 수월했던 건 아니다. 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에도 챔피언결정전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2020~2021시즌은 GS칼텍스, 2022~2023시즌은 한국도로공사, 2023~2024시즌은 현대건설에 각각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2년 전 안방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2승을 거두고 돌아갔다가 적진에서 두 판을 다 내주고 역대 최초의 챔프전 역싹쓸이를 당했을 땐 충격이 컸다.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04.08. jhope@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시즌엔 현대건설에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은퇴를 선언한 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칼을 갈았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에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관리하며 컨디션을 조절했고, 챔프전에서 자신의 모든 걸 쏟아냈다.
1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만장일치(31표) 챔프전 MVP로 뽑힌 김연경은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3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7번째 MVP 수상 도전이다.
김연경이 정규리그 MVP에도 오르면, 통산 3번째로 정규리그, 챔프전 MVP를 독식(2005~2006, 2006~2007시즌)하게 된다.
국가대표로도 김연경은 눈부셨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의 준결승을 이끌었고, 본선 8경기에서 한 경기 평균 25.8점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4위에 그쳐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례적으로 올림픽 MVP에도 뽑혔다.
국가대표에선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