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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드라마, 영화에도 못 짤 시나리오…정상에서 은퇴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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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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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시즌 통합 우승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연경(37·흥국생명)이 이번 시리즈를 놓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런 시나리오는 짜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8일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 승리한 뒤 취재진을 만나 “많은 분이 정상에 있는데 왜 은퇴를 하느냐고 말씀하시지만, 이게 제가 상상했던 은퇴의 모습이었다”며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끝마친 소회를 전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홈구장인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정관장을 상대로 세트 점수 3-2(26:24/26:24/24:26/23:25/15:13)로 승리를 거뒀다. 김연경은 풀세트까지 이어진 5차전에서 34점을 따내며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은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팀의 해결사이자 에이스로서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5세트 마지막 2점을 남겨놓고 연속으로 상대의 공격으로 수비해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 그는 “꿈 같다. 내일도 스케쥴이 나올 것 같아서 (은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이 참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국내에 복귀한 뒤 챔피언결정전에만 4번을 진출했는데, 챔피언결정전에서 1번 우승해 별을 하나 달았다”며 “‘별 하나 달기가 이렇게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1∼2차전에 승리한 뒤 3∼4차전을 내리 지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묻는 말에 김연경은 “4차전 끝나고 나서 ‘뭐가 문제인지, 항상 열심히 했는데 나한테 돌아오는 것은 이것뿐인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5차전에 와서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선수들이 홈경기이기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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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에서 해결사 역할을 도맡은 김연경이었지만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는 취재진을 만나 네트 터치 범실을 저지른 순간을 언급했다. 그는 “3세트에서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공격할 때 제가 네트 터치 범실을 했다. 그게 (충격이) 컸다. 평소에 하지도 않는 실수를 했다. ‘이렇게 범실하고 지면 평생 악몽을 꾸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악몽을 꿀 것 같지는 않다”며 미소 지었다.



김연경은 이날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다. 2018∼2019시즌 이재영(흥국생명)에 이어 역대 두번째 만장일치 최우수선수이다. 김연경은 “은퇴를 앞두고 있을 때 챔프전에서 활약하고, 통합우승을 한 뒤 최우수선수까지 받을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한다. 영광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년 프로 선수 생활을 끝마친 김연경은 향후 진로를 묻는 말에 “김연경재단이 올해 많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다른 일을 하기 보단 쉬면서 제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오늘은 회식을 좀 제대로 하고 싶다. 제가 애주가인데 이번 시즌에는 금주를 오래 했다. 선수들과 회식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친구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도 가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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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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