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 사진=권광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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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투데이 신서영 인턴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이 정든 코트를 떠났다. 한국 배구계는 새로운 스타를 찾을 수 있을까.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판 3선승제) 5차전 정관장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으로 이겼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3승 2패를 기록, 정관장을 제치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극적인 승리의 중시엔 역시 김연경이 있었다. 이날 김연경은 34점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무려 133점을 올리며 역대 V리그 여자부 최초로 포스트시즌 통산 1000점(총 1045점)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동시에 개인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MVP이자 리그 역대 2호 만장일치 MVP를 거머쥐며 국내 모든 우승 시즌에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적장 고희진 감독 역시 5차전을 앞두고 "신인 때부터 계속 봐왔는데 정말 대단한 존재였다. 앞으로 다시는 나오기 힘든 한국 배구의 아이콘이고 한국 스포츠계 전체에서도 내로라하는 선수라 생각한다. 한국 배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도 가장 큰 힘을 줬고, 너무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오늘 경기가 끝나고 결과에 상관없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내 리그를 압도한 김연경은 해외 무대 도전에 나섰다.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국외 리그에서 활약을 펼치며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올라섰다. 이후 2020-2021시즌엔 코로나19로 여파로 인해 11년 만에 V리그로 복귀했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V리그에서 단 8시즌만 뛰었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자신이 국내에서 뛴 모든 시즌(2005-2006, 2006-2007, 2007-2008 2008-2009, 2020-2021, 2022-2023, 2023-2024, 2024-2025)에 흥국생명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놨다.
그 기간 흥국생명은 4번의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수확했는데, 해외에 진출했던 2018-2019시즌을 제외하고 흥국생명이 우승을 차지한 모든 순간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이는 구단뿐만 아니라 한국 배구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압도적인 티켓 파워를 갖고 있는 김연경은 복귀 후 여자부 흥행을 책임졌다. 그러나 오랜 기간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않은 시점에서 그의 은퇴는 경기력 측면을 넘어 V리그 인기 유지에도 큰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로서 활약도 빛났다. 김연경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고, 최다 득점 1위(207점)로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하며 MVP를 수상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다시 한 번 4강 신화를 재현했다.
당초 여자배구 인기는 높은 수준이 아니었으나 김연경은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스타덤에 올랐고, 식빵 언니로 불리면서 비교적 흥행하지 못했던 V리그 여자부 인기를 폭발시켰다.
이에 김연경도 후배 세대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국 배구 미래에 대해서 항상 걱정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도쿄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에서 계속해서 성적이 좋지 않았고, 침체기를 겪고 있다 보니 앞으로 예정된 LA 올림픽에서도 가망이 크다고 느낄 수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플랜으로 함께 잘 키워내면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사실 잠재력있는 선수들은 많은 것 같다. 그런 선수들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것은 지도자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고, 나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김연경의 은퇴로 한국 배구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 그가 떠난 빈자리를 메울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제 한국 배구계는 다음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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