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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화)

불꽃 가발 쓰고 “이정후” 훌리건 아닌 후리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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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적으로 응원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팬클럽 ‘후리건스.’ [사진 NBC 중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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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야구장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집중적으로 응원하는 특별한 서포터스가 등장했다. 명칭은 후리건스(Hoo Lee Gans). 이정후 이름(Hoo Lee)과 광적인 팬을 뜻하는 ‘훌리건(hooligan)’을 합성했다. ‘이정후에 미친 사람들’ 정도로 의역할 수 있다.

지난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 도중 불꽃 모양 가발을 쓰고 가슴팍에 ‘Hoo LEE GANS’(후리건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일군의 팬들이 여러 차례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들은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설 때, 멋진 수비를 선보일 때면 어김없이 목소리 높여 이정후를 응원했다. 후리건스는 실제로 이정후를 응원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팬클럽, 일종의 팬덤이다. 이정후 등번호(51번)에서 착안해 51명이 관중석 한 쪽에 함께 자리 잡고 응원전을 펼쳤다.

후리건스 공동 창립자 카일 스밀리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후리건스는 지난해 만들었는데 이정후가 큰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해 한 시즌을 건너뛰고 올해부터 경기장을 찾았다”며 “우리가 (불꽃 모양) 가발을 착용하는 이유는 패션이 발달한 샌프란시스코 지역 문화의 영향이다. (이정후를 향하는) 열정적 응원으로 오라클 파크를 환히 비춘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언젠가 이정후와 맥주 한 잔 나눌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욱 행복할 것”이라 덧붙였다.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이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이정후도 힘을 내고 있다. 9일 신시내티전에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아쉽게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래도 시즌 타율 0.300(40타수 12안타)을 기록 중이다. 경기 중 후리건스의 응원 모습을 목격한 이정후는 “올해 부상에서 복귀해 팬들의 든든한 응원까지 받으며 뛰니 정말 좋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속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는 올 시즌 초반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다른 지구라면 선두에 오르고도 남을 성적으로 2~3위를 오가는 상황이다. 9승3패로 지구 선두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승률 0.750)는 아메리칸리그까지 통틀어도 가장 승률이 높다. 8승3패로 2위인 샌프란시스코도 승률(0.727)은 NL 동부지구 선두(뉴욕 메츠)와 같다. 최근 3연패를 당해 9승4패(승률 0.692)인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도 양대리그를 합쳐 3개 지구에 속했다면 선두에 오를 성적이다.

시즌 초반에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올스타 군단’ 다저스가 8연승을 이어가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7연승으로 저력을 선보인 샌디에이고가 다저스가 주춤한 틈을 타 선두로 올라섰다. 샌프란시스코는 초반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주목은 덜 받았지만, 최근 10년 사이 가장 좋은 출발이다. 연고 도시까지 경쟁심이 강한 NL 서부지구에서 순위싸움만큼이나 팬들의 응원 열기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후리건스의 응원은 이정후에 있어 든든한 지원인 동시에 강력한 분발 촉구인 셈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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