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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FIFA 결론 났는데, 中 왜 그러나?…"편한 마음으로 뛰고 비기자 4000만원 수령" 승부조작 판결문 내용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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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 소속 당시 승부조작 혐의로 10개월 가까이 공안에 붙잡혔던 손준호(충남아산)의 진술 내용이 담긴 판결문이 온라인 상에 공개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22일 중국 대형 포털 사이트 바이두가 소유한 컨텐츠 공유 플랫폼 바이자하오에는 '손준호 관련 판결문-상하이 하이강과의 경기에 앞서 진징다오에게 배당률과 베팅 정보를 문의한 뒤 20만 위안을 베팅'이라는 제목의 중국 법원 판결문 내용이 일부 담긴 이미지가 올라왔다.

이 판결문에는 지금껏 '거짓 자백'을 주장해왔던 손준호의 '증인 진술'이 담겨 있었다.

내용에 따르면 손준호는 증인 진술에서 "2022년 1월 1일 상하이 하이강과 경기하기 2시간 전 진징다오가 나에게 와서 '천천히 뛰고 경기 템포를 조절해 골을 넣지 말자. 이 경기에서 이기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미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동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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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는 이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고, 평소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뛰었다.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진징다오와 궈톈위도 마찬가지로 공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였고, 우리는 경기에서 승리하지 않는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경기 이틀 뒤 진징다오가 내 은행 계좌로 20만 위안을 송금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나왔다.

진징다오도 증인 진술에서 "경기 당일 점심에 손준호가 나에게 배당률을 물었다. 나는 '우리가 이기지 않으면 된다'고 말하면서 20∼30만 위안을 베팅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자 손준호도 '나도 20만 위안을 걸어줘'라고 했다. 나는 궈톈위도 찾아갔고, 그도 20만 위안을 걸겠다고 했다. 나는 경기에서 줄곧 천천히 뛰었고, 손준호와 궈톈위도 이미 베팅한 상태였기 때문에 같은 태도로 경기했다. 궈톈위와 손준호에게 20만 위안을 송금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는 지난 2023년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귀국하려다 랴오닝성 공안에 연행돼 구금됐다. 당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한국 국민 한 명이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형사 구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해 손준호의 구금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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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손준호 측은 손준호의 혐의가 승부조작이 아닌 뇌물 수수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고, 손준호는 2024년 3월까지 10개월 간 공안 조사를 받다가 그 달 27일 귀국했다.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로부터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고, 대한축구협회의 검토를 거쳐 K5리그 건륭FC에 등록하며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이후 K리그1 수원FC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돌아왔다.

하지만 중국이 손준호에 대한 영구제명 징계를 전 세계로 확대하기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보고했다.

중국축구협회는 공문을 통해 "관계 법기관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전 산둥 구단 선수 손준호가 부당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부정 거래, 축구경기 조작, 불법 수익을 취하여 스포츠맨십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스포츠맨십을 상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준호는 매우 나쁜 사회적 영향을 미쳤다. 중국축구협회 규율위원회는 '중국축구협회 규율 준칙' 제 2조, 제 5조, 제73조, 제74조, 제111조 및 '중국축구협회 윤리 및 공정경기위원회 업무규칙(시행)' 등의 규정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은 처벌을 내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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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내용에 대해선 "손준호는 축구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한다. 모든 종사자들이 이 사건을 거울로 삼고, 자신을 깨끗이 하고, 부당한 아익의 유혹을 단호히 배격하고, 공정한 경쟁의 경기장 환경을 수호하며, 각 회원협회와 축구단이 경종을 울리고 경고 교육과 관리 지도를 강화해 축구 업계의 좋은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촉진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 "현 시점에서 중국 축구 내에서만의 금지다. 하지만 FIFA에 공식으로 이의를 제기해서 전 세계적인 처벌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에 하나 FIFA가 중국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뛸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기에 손준호 측은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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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 손준호는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약 4000만원)을 받은 건 인정했으나 "(어떤 이유로 받았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 불법적인 이유는 아니다"라며 "돈을 빌렸다 갚은 것일 수도 있다. 그 친구가 운영하는 축구 교실에 큰 금액을 선물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병원 수술을 잡아드린 적도 있다. 중국에서 큰돈을 벌다 보니 그 당시엔 큰 금액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는 다소 석연치 않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또한 중국 공안의 협박에 못 이겨 조사 초기 단계에 거짓 자백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여러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채 수원FC와 계약을 종료했다.

다행히 FIFA는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준호의 징계를 전 세계로 확대해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손준호는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리그2 소속 충남아산과 계약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손준호의 '증인 진술'이 담긴 판결문이 공개되면서 다시 한 번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 바이자하오에 올라온 건 단순 이미지 형태라 진위여부를 파악하기에는 여러운 상황이긴 하다.

무엇보다 FIFA가 손준호의 징계를 중국 내로 한정했기 때문에 K리그나 다른 해외 리그에서 뛰는 것에 대해 법적 문제는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 측의 진흙탕 싸움이라는 견해도 있다.

다만 판결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인 터라 손준호는 또 다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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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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