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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해 한국인 선수 중 1년 사이에 이 레벨을 거의 다 경험한 선수가 있다. KBO리그 최고 마무리 출신인 고우석(27·디트로이트)이 그 비운의 주인공이다. 고우석은 올해 루키리그, 싱글A, 상위 싱글A, 그리고 트리플A에서 모두 경기에 나갔다. 보통의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이런 일이 없다. 고우석의 독특한 상황 때문이다. 한국 야구 역사에도 전례가 없는 일인데 최초 기록이라고 하기에는 별로 즐겁지 않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한 고우석은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한 뒤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조금 더 편한 무대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라는 배려였지만, 고우석은 더블A 무대에서도 확실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KBO리그가 보통 더블A에서 트리플A 사이의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우석 정도의 최정상급 레벨 선수는 더블A 정도는 손쉽게 건너 뛸 것이라는 기존의 생각이 깨져 더 충격이었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이후로는 트리플A에서 뛰었지만, 결국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한 채 더블A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프링트레이닝 훈련 도중 황당한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며 오래 재활을 해야 했다. 재활 등판 시작을 루키 리그에서 했다. 고우석으로서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일 수도 있다. 루키 리그는 보통 10대 유망주들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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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도 좋지 않아 구단으로서는 빨리 트리플A로 복귀시킬 이유도 없는 상태다. 고우석은 최근 재활 등판 5번째 경기였던 3일(한국시간)에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에 그쳤다. 재활 등판 5경기 총 성적은 4⅔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7.71, 피안타율 0.294,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93이다. 땅볼을 잘 유도하고는 있지만 삼진도 잘 잡아내지 못하고 있고 제구력 이슈도 여전하다. 답답한 노릇이다.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려면 일단 트리플A에라도 복귀를 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도 아니다. 이제 시즌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잘 나가고 있는 디트로이트는 포스트시즌 로스터를 구성하고 있다. 고우석은 그 구상에서는 배제됐다. 포스트시즌에 나가려면 8월 말 현재 로스터에 있어야 하는데 고우석은 이미 9월까지도 올라오지 못했다. 구단 구상에서 이제는 배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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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즌을 끝낸다면 아마도 내년에는 KBO리그 복귀가 유력할 수밖에 없다. 마이너리그 계약이 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거의 최저 연봉 수준을 받으면서 미국에 남아 도전을 이어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LG라는 퇴로가 있는 고우석이라면 더 그렇다. 타지에서의 생활, 특히 마이너리그에서의 생활에 지쳐 있을 법하기도 하다. 가정도 있는 선수가 무작정 가능성 떨어지는 일에 베팅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통산 70경기에 나가 5승4패 평균자책점 6.09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난조를 보였다. 트리플A에서 30경기, 더블A에서는 28경기, 상위 싱글A에서 7경기, 싱글A에서 4경기, 루키리그에서 1경기를 던졌다. 훗날 자신에게는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경력 최전성기에 잃어버린 2년이 생긴 건 모두에게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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