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경호 감독.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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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춘천=정다워 기자] 광주FC 이정효(50) 감독과 강원FC 정경호 감독(45)은 축구계의 ‘숨은 절친’이다. 다섯 살 차이지만 P급 지도자 라이선스 동기로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두 사람은 전술에 관해 토론하다 부딪히기도 했는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서로를 인정하는 사이가 됐다. 이 감독이 먼저 사령탑이 되어 최고 수준 지도자로 도약했고, 올해 정 감독이 강원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올시즌 맞대결에서는 후배인 정 감독이 세 번 모두 승리했다. 지난해 코치 시절까지 포함하면 무려 5연승이다. ‘천적’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이 감독은 지난 14일 수원FC전 승리 후 “우리가 이겨 정 감독이 안 좋아할 것 같다”라며 “내가 세 번 모두 져서 할 말은 없다. 그래도 따라가겠다”라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이 감독은 강원에 패한 뒤 상대 감독실을 찾아가 정 감독과 깊이 있게 대화했다. 패장이지만 승장을 방문해 서로를 격려하며 응원하고 축구 얘기까지 나눴다. 극히 보기 드문 일화로,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있다. 이 감독은 본지를 통해 “나는 정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 잘 되길 바라고 잘 될 수 있는 지도자”라며 칭찬한 바 있다.
광주 이정효 감독.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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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16일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을 앞두고 이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 이 감독은 지난시즌 광주를 이 무대 8강에 올려놓는 기적을 썼다. 지원이 열악한 시민구단을 이끌고 돌풍을 일으키며 이 감독도 지도력을 더 크게 인정받았다.
정 감독에게도 ACLE는 익숙하지 않다. 첫 대회인 만큼 유경험자인 이 감독의 노하우, 전략을 빌어 상하이전에 참고하고자 했다. 실제로 이 감독은 중국팀을 상대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정 감독에게 ‘힌트’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의 조언이 도움이 됐는지 강원은 상하이를 경기 내내 압도하며 2-1 승리했다. 한 골 차 승부였지만, 원사이드 경기 양상이었다. 강원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진출한 아시아 무대에서 데뷔전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 감독도 “도움이 많이 됐다”라며 이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마침 강원과 광주는 K리그1에서 파이널A 진출 싸움을 하고 있다. 두 팀 나란히 승점 41을 기록해 광주가 5위, 강원이 6위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순위라면 두 사람이 파이널 라운드에서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축구로 엮인 우정을 자랑하는 이 감독과 정 감독의 흥미로운 싸움을 한 번 더 볼 수 있는 셈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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