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쳐 한국 축구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지수. 카이저슬라우테른 |
키가 크고 빠르며 왼발을 잘 사용하는 중앙 수비수. 축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특별한 자원이다. 2024~2025시즌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에서 활약하다가 2025~2026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2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임대를 떠난 김지수가 이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다. EPL 무대를 누볐던 최연소 한국 선수이자 최초의 중앙 수비수인 그는 29일 발표된 한국 축구대표팀 명단에도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아 이름을 올렸다.
김지수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커리어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축구 선수인 내게 정말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다"며 "내년에 2026 북중미 월드컵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만큼 더욱 잘하고 싶다. 태극마크를 달고 두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92㎝의 큰 키에 빠르고 단단한 피지컬까지 보유한 김지수는 18세 때부터 한국프로축구 K리그 성남FC에서 활약했던 특급 기대주다. U-17, U-20, U-23 등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친 그는 A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이저슬라우테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맹활약을 펼친 그가 A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건 2023년 12월 이후 약 1년10개월 만이다. 당시 아쉽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그는 오는 10월 10일과 14일로 예정된 브라질전과 파라과이전에서 A매치 데뷔에 도전한다.
그는 "나라를 대표해 경기장에 나서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다. 힘든 훈련을 견딜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국가대표"라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오른발잡이지만 왼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중앙 수비수 두 자리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건 김지수만의 강점이다. 양발잡이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질문하자 "실패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일부러 왼발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김지수는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무언가 필요하다고 느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의식적으로 왼발을 썼다. 실수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사용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어느 날 왼발이 오른발처럼 편해졌다. 몇 차례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도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지수의 왼발 킥과 패스는 유럽 축구계가 인정할 정도로 날카롭다. 마르첼 클로스 카이저슬라우테른 단장은 "왼발이 좋은 강력한 센터백을 찾던 중 김지수가 눈에 들어왔다. 양발 능력이 뛰어난 그를 왼쪽 중앙 수비수로 사용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김지수를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확실히 자리 잡고 김민재와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 뒷문을 지킬 것이라고 평가받는 김지수. 머나먼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한국 축구팬들 뇌리에 깊이 박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지수라는 이름이 오랜 기간 회자되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유럽 무대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내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보겠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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