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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두번 부도 딛고 도전DNA로 질주…정의선 “위대한 100년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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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도전과 분발의 역사
    위기 때마다 도전 안 멈춰
    첫자전거 국산화를 시작으로
    車통폐합-IMF 위기 이겨내며
    해외영토 확장해 ‘글로벌 톱5’

    미래차 ‘메타투리스모’ 첫공개
    주행서 휴식으로 모빌리티 확장
    테슬라와 자율주행 격차 대해
    정의선 “더 중요한건 안전”


    시제품 자전거 12대로 시작해 연 매출 100조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기아가 5일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이날 기아는 위기가 심할 수록 더 강해지는 특유 DNA를 살려 글로벌 미래차 판도를 주도하겠다는 ‘100년 대계’ 포부를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경기 용인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아의 80년은 한편의 서사와 같은 위대한 여정이었다”며 “80년 헤리티지(유산)를 가슴에 품고 100년을 향한 위대한 여정으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기념 행사에는 이학영 국회부의장, 강기정 광주시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전현직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기아가 나갈 방향을 묻는 질문에 “과거에 저희가 많이 굴곡이 있었기 때문에 ‘도전’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며 “김철호 (기아산업) 창업주가 갖고 있던 생각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생각을 이어 저희는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식을 마친 뒤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5[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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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회장은 또 “기아의 80년은 쉽지 않았지만 기아인 특유의 저력으로 모든 역경을 이겨냈다”며 “기아만의 ‘혼’으로 브랜드 정체성 고민, 조직 문화 개선, 새로운 아름다움의 추구,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향한 여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이날 미래 콘셉트카인 ‘비전 메타투리스모’를 선보이며 향후 전략을 선보였다.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결합하면서 이동의 개념을 단순한 주행에서 휴식과 소통으로 확장한 차량이다. 특히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 HUD)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가 별도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차량에 탑재된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가상의 그래픽을 실제 도로 위에 띄울 수 있는 기술력도 보였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차별화되는 기아만의 DNA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기아는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며 “굉장히 원초적으로 강한 개성이 있는데 그것을 잘 다듬으면 아주 훌륭한 보석으로 태어날 수 있는 그런 성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선 “중국 업체나 미국 테슬라가 잘하고 있고 저희가 좀 늦은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격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기 때문에 안전에 좀 더 포커스를 두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 때마다 기아를 더 크게 키운 동력은 도전이었다. 80년간 두 번의 부도 위기와 12년 넘는 은행·법정관리 체제, 제3자 인수 등 모진 풍파를 겪었지만 그 와중에 새 공장을 짓고 신차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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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회장이 ‘창업주 정신’을 강조한 것은 국산 자전거 한대 없던 척박한 환경에서 이미 종합 모빌리티 기업 꿈꿨던 저력을 되살리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 미래차 무게 중심이 옮겨가며 모빌리티 패권 경쟁이 격화됐지만 밀리지 않고 기술 선점에 나선다는 의지다.

    정 회장은 “김철호 창업주는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모빌리티라는 단어조차 생경할 당시 자전거, 삼륜차, 최초 종합 자동차 공장을 세웠다”며 “정주영 창업회장은 모빌리티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닦으며 그룹 출범 당시 글로벌 ‘톱5’라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아의 본격적인 성장기는 정의선 체제에서 시작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04년 정의선 당시 부사장을 기아 사장으로 발탁했다. 이후 2006년 독일 출신 세계적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며 디자인 경영에 불을 붙였고, 조직 문화를 대수술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설계했다. 2018년 본사 위주의 경영에서 탈피해 미주·유럽 등 권역 본부를 도입하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했다.

    이전까지 기아의 여정에는 굴곡이 적지 않았다. 김철호 창업자가 “자전거가 완성되면 즉시 자동차 제작에 착수하고 자동차가 완성되면 비행기를 만들 것”이라고 선언하며 최초 국산 자전거 ‘3000리호’를 내놓았지만 1960년 사업 적자로 첫 부도를 맞았다.

    1980년대에는 정부의 자동차 산업 통폐합 조치로 승용차 사업에서 강제 철수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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