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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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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상을 망쳤다! 여자마라톤 2시간 9분대 '세계新', 끝내 희대의 사기꾼으로 추락…'금지약물 은폐 HCTZ 복용→3년 출전 정지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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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스포츠계 희대의 사기꾼이 탄생했다. 여자 마라톤 세계 기록 보유자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출전 정지 3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4일(한국시간) "여자 마라톤 기록 보유자 루스 체픈게티는 도핑 테스트 불합격으로 3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의심스러운 메시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케냐 출신 체픈게티는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에서 기존 세계 기록을 경신해 주목을 받았다. 2021년과 2022년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고, 2023년에는 준우승을 거뒀던 체픈게티는 작년 대회에서는 2시간9분56초의 기록으로 코스를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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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에티오피아의 티그스트 아세파가 세운 세계 기록보다 거의 2분이나 앞선 기록으로 마의 2시간10분대를 돌파해 엄청난 화제가 됐다.

    당시 체픈게티는 "정말 기분이 좋다. 나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 내 꿈이 이뤄진 셈이다. 세계 기록을 생각하며 정말 많이 노력했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체픈게티의 세계 기록은 노력이 아닌 약물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체픈게티는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HCTZ) 양성 반응을 보였다. 체픈게티가 지난 3월에 제공한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가 허용하는 최대치를 훨씬 넘는 HCTZ 수치가 검출됐다. HCTZ는 세계반도핑기구의 금지 약물 목록에 있는 이뇨제로, 소변 내 다른 금지 약물의 존재를 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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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중순 테스트 불합격 통지를 받은 체픈게티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양의 HCTZ가 체내에서 검출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자발적인 임시 출전 정지 처분을 받고 런던 마라톤 대회에서 기권했다.

    7월 말에는 세계육상연맹의 독립기구인 선수윤리위원회(AIU)에서 금지약물을 의도적으로 섭취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증거를 체픈게티에게 제시했다.

    그는 가정부가 겪었던 증상과 유사한 증상의 병에 걸렸으며, 가정부가 복용한 약을 처방 받아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픈게티가 제공한 사진에서 해당 약 봉지에는 HCTZ라는 라벨이 선명하게 붙어있었으나 체픈게티는 해당 약이 금지 약물인 줄 몰랐으며, 도핑 테스트 양식에 명시해야 하는 내용을 잊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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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U는 성명을 통해 "체픈게티의 새로운 해명은 거의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그의 무모한 행동은 4년 자격 정지 처분을 수반하는 간접 고의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규칙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선수를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이게 바로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AIU는 체픈게티가 징계 처분을 받은지 20일 이내에 이를 받아들인 것을 고려해 1년 감경, 최종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다만 AIU는 HCTZ 양성 반응 사건과는 별개로 다른 위반 사항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체픈게티의 휴대전화에서 회수된 '의심스러운 자료'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해당 자료는 금지 스테로이드 약물인 옥산드롤론 이미지의 스크린샷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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