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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SW인터뷰] ‘탁류’ 박지환 “좋은 배우·스태프와 함께해 성장…내게 없는 게 나왔던 신기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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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월드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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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 속 배우 박지환은 익숙한 얼굴이지만 결코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가 연기한 ‘무덕’은 단순한 왈패 두목이 아니라, 밑바닥을 기어오른 인간의 체온과 두려움을 동시에 품은 인물이다. 힘과 비굴함, 유머와 공허함을 오가는 그의 표정은 한 장면 안에서도 여러 겹의 감정을 흔들리게 한다. 박지환이 만든 무덕이 ‘탁류’의 혼탁한 세계를 살아 숨 쉬게 만든 셈이다.

    지난 24일 최종회를 공개한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다. ‘탁류’는 지난 8일 기준 콘텐츠 분석 플랫폼 펀덱스의 TV·OTT 드라마 부문 화제성 차트 3위를 차지했고, 박지환은 드라마·비드라마 통합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 8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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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류’에서 박지환은 왈패 무덕으로 분해 극을 뒤흔들며 서사를 이끌어갔다.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진 주인공 장시율(로운)과 손을 잡은 뒤 무덕은 마포 일대 왈패들의 우두머리가 되고 마지막까지 끈질긴 생존력으로 살아남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분명 박지환이었기에 가능한 활약이었지만 그는 추창민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박지환은 “감독님이 가진 경험과 시선으로 무덕을 더 끌어올려줬다. 매 장면이 그랬다”며 “감독님을 믿고 의지하면서 하다 보니까 저도 매순간 성장했고 공부가 됐던 작품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무덕은 싸움도 못하고, 머리도 비상한 것은 아니지만 놀라운 생존 감각으로 조직의 우두머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비굴함과 눈치를 생존 도구로 삼으며 세상을 버텨낸 하층민으로 단순한 악역이 아닌 선과 악, 비열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입체적 인물로 그려진다.

    무덕에 대해 그는 “무덕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없지만 파미르 고원에 홀로 자란 잡초 같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값어치 없게 자라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덕이에게는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평범한 인생이라는 지점에서 본다면 무덕이는 충분히 기쁘고 살맛 나는 인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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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서 “밥도 맛있게 먹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이유는 삶의 평범함을 찾아내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비루할 수 있는 인생이 평범해진다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게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행복의 나라’(2024) 등의 추창민 감독의 깔끔하고 정돈된 영상미는 ‘탁류’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박지환은 “감독님이 배우뿐 아니라 초가집에 걸려 있는 지푸라기 하나도 가만히 두지 않았다. 화면에 잡힌 그 어느 것도 의미가 없던 게 하나도 없었다”며 “미장센이나 테크닉 면에서 감독님이 정점인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어 “저는 감독님에게 마음껏 하시라는 느낌으로 몸을 내드렸다. 첫 촬영 첫 테이크부터 감독님에게 무릎 꿇고 배운다는 자세였다. 그래서 시청자에게도 이런 점이 잘 전달된 것 같다. 반대로 감독님이 저를 너무 많이 믿고 의지했으면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추 감독의 영화 ‘사랑을 놓치다’(2006)를 감명 깊게 봤다는 박지환은 “감독님 얼굴을 보고 있으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근대 시인이나 화가에게서 느껴지는 이상한 매력이 느껴진다. 어떤 분일까 했는데 만나니까 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며 “연출력도 이루 말할 수 없고 누군가는 잔인할 정도라고 얘기를 하시는데 저는 정말 좋았다. 하면 할수록 새로워지고 더 좋은 게 나오니까 더 하고 싶었다. 저도 모르는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니까”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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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 감독과 더불어 KBS2 ‘추노’(2010),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2022) 등의 천성일 작가의 이름 또한 무게감이 남달랐다. 박지환은 “작가님 필력도 두말할 게 없었다”며 “저도 이번에 연기를 하면서도 성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듯이 성장하고 있는 게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와 연기하면 확실히 성장한다. tvN ‘우리들의 블루스’(2022)를 찍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저한테 없는 게 나온다. 신기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인터뷰에서 슬럼프라고 고백한 바 있던 박지환이다. 그는 “선배들을 엄청 찾아다녔다. 선배의 말도 들었지만 그것만으로 깨우치진 않으니까 그분들이 읽었던 책이나 공간을 많이 찾아다니고 생각했다”며 “슬럼프를 벗어나게끔 확실하게 보이는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굳건해진 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슬럼프라고 하는 순간 그건 완벽한 감옥에 갇힌 것이었다. 그저 과정이고 지나간 어젯밤 일인데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쉽게 깨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러다 보니까 지금은 별일 아니었고 그냥 걸어가면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박지환은 “더 솔직해지고 공부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며 “그렇게 하면 연기도 자연스럽게 더 좋아지지 않을까. 80~90%는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연기는 현장에서 늘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일이니까 제가 더 좋은 물건이 되면 더 조화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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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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