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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헐리우드 심장' 뛰게 할까…9골 3도움→올해의 골→MLS컵 우승? "BMO 스타디움의 새 왕" 커리어 첫 '가을축구'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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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손흥민(33, LAFC)이 커리어 첫 '가을축구'를 경험한다.

    지난 8월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 유니폼을 입은 그가 MLS 데뷔 첫해 곧바로 우승을 노린다.

    ‘흥부 듀오’로 불리는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 공격 조합은 이미 리그 전체를 뜨겁게 달궜다. 개인으로도 10경기 9골 3도움을 쌓아 경기당 공격포인트 1.2개에 이르는 눈부신 숫자를 적립했다. 적응을 넘어 미국 축구계를 ‘지배’했고 이제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미국 전역이 주목하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마치면 단판 승부만 이어지는 냉정한 전쟁에 돌입한다.

    LAFC는 30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BMO 스타디움에서 오스틴FC와 MLS컵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를 서부 콘퍼런스 3위(승점 60)로 마친 LAFC는 6위 오스틴(승점 47)과 3전 2승제로 맞붙는다. 유럽과 달리 미국식으로 플레이오프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동·서부 각 8개 팀이 16강에 올라 1라운드만 3전 2선승제를 치르고 이후 준결승부터 결승까진 단판 승부다. 연장전 없이 곧장 승부차기로 돌입하는 1라운드 긴장감은 그야말로 ‘미국식 드라마’다. 리그가 끝나도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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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FC 분위기는 뜨겁다. 손흥민이 합류한 뒤 팀은 7승 3무 2패를 기록해 폭발적인 상승세를 탔다.

    ‘손흥민 효과’는 공격 포인트에만 그치지 않았다. 팀 템포가 빨라지고 패스 방향이 다양해졌다. 수비 라인은 더 높게, 전방 압박은 더 조직적으로 바뀌었다. 리그 득점 2위(24골 7도움)를 기록한 부앙가와 손흥민의 시너지는 ‘상대 수비가 피하고 싶은 조합 1위’로 꼽힐 만큼 강력했다.

    MLS 홈페이지는 이들 호흡을 가리켜 “브로맨스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라 표현했다. 실제 두 선수는 서로의 슈팅 찬스에서도 탐욕을 보이지 않는다. 패스와 포지셔닝을 통해 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완성된 듀오다.

    손흥민은 지난여름 프로 데뷔 15년 만에 새로운 모험을 택했다. 유럽 무대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불과 석 달 만에 “이제는 즐기면서 다시 도전하고 싶다”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사표가 실현됐다. LAFC 입단 후 손흥민은 웃고 있었다. LAFC는 손흥민을 윙어와 원 톱 스트라이커로 두루 활용해 재미를 봤다. 오롯이 공격에 집중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DNA를 다시 꺼냈다. 지난 8월 댈러스전 프리킥 데뷔골은 리그 30라운드 이주의 골을 넘어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였다.

    미국 언론 반응도 뜨겁다. ESPN은 “손흥민이 MLS를 새로운 시대로 이끌고 있다”며 “LAFC 경기력 자체가 변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동시에 냉정한 분석을 곁들였다. “LAFC는 손흥민 합류 이후 상위 7개 팀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중하위권 팀을 상대로는 압도적이지만 진짜 강팀을 상대로는 아직 증명할 게 남았다”며 섣부른 샴페인을 경계했다.

    실제 손흥민 득점 상대는 대부분 하위권 팀이었다. 콜로라도(11위) 세인트루이스(13위) 솔트레이크(9위) 산호세(10위) 등이다. 반면 서부 1위 샌디에이고전에선 무득점에 그쳤다. 그래서 이번 서부 6위 오스틴전은 상징적이다. ‘손흥민 시대'의 LAFC가 강팀을 상대로 어떤 해답을 보여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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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FC 후방 리더인 라이언 홀링스헤드는 플레이오프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팀에 온 뒤 클럽 목표가 더 현실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스타가 아니라 팀 문화를 바꾸는 사람”이라며 새 동료를 절찬했다. 이어 “훈련장에서 항상 웃는다. 농담을 던지고 동료에게 다가간다. 때론 그 농담이 잘 통하지 않지만 항상 밝고 따뜻하다. 그런 에너지가 팀 전체를 긍정적으로 만든다”고 덧붙였다.

    오스틴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팀 내 득점 1, 2위인 오언 울프(7골)와 뮈르토 우주니(6골)의 한 방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특히 울프는 직전 LAFC와 맞대결에서 결승골을 넣은 바 있다. 하나 그날 경기엔 A매치 일정으로 손흥민이 없었다. 이번엔 다르다. 손흥민과 부앙가가 나란히 선다. 오스틴이 수비 라인을 낮게 내리는 ‘로 블록’을 얼마나 빠르게 깨뜨리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정규리그에서 LAFC는 페널티 박스 안 패스 빈도가 리그 평균 이하였다. 이 탓에 단단한 수비벽을 뚫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손흥민이 합류한 뒤 패턴이 다변화됐다. 박스 밖에서 짧은 패스 교환, 컷백 루트 활용이 늘었고 세컨볼 처리 역시 눈에 띄게 빨라졌다.

    손흥민에게 이번 플레이오프 1라운드는 자신의 ‘LA 챕터’를 써 내려가는 두 번째 문장 격이다. 그는 토트넘에서 첫 트로피(유로파리그)를 들어 올리고 MLS로 향했다. 우승까지 무려 15년이 걸렸다. 이제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이번엔 단 6개월 만이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의 존재만으로도 LAFC는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됐다”며 “전문가 사이에서도 LAFC가 올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고 적었다. 축구 통계 전문 옵타는 LAFC의 오스틴전 승률을 65%로 예측했다. 홈 이점과 흥부 듀오 파괴력을 고려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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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FC는 이미 한 차례 우승 경험이 있다. 2022년에 구단 창단 첫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이듬해엔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2025년 LAFC는 훨씬 더 완성형이다. 손흥민과 부앙가, 젊은 수비 라인 밸런스가 안정적이다. 팬들 기대도 뜨겁다. BMO 스타디움 홈 경기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손흥민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자신의 마지막 전성기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MLS는 그 설계 시작점이다. 앞서 여러 인터뷰에서도 “이곳에서 경험이 내 대표팀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밝혔다. 빠르면서도 거칠고 다소 직선적인 MLS 리듬은 손흥민이 가진 폭발력과 완벽히 맞아떨어진다.

    플레이오프 문은 열렸다. 단기전 성격이 짙은 만큼 한 번의 골이 시리즈 흐름을 바꾸고 한 번의 실수가 시즌을 끝낼 수 있다. 손흥민이 지난 5월 '빌바오에서 포효'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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