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최원영 기자] 논란이 일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9일 오후 "지난 23일 대한항공-한국전력 경기에서 나온 선수 유니폼과 관련해 한국전력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연맹의 답변을 드린다"고 공지했다.

상황은 이랬다.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경기.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이 배구연맹에 등록한 등번호 '51번'이 아닌 '1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가져왔다. 경기 출전을 위해 김관우의 유니폼 뒷면에 자신의 이름을 덧대 입었다.

한국전력은 "유니폼 상의 뒷면에 테이프로 선수명을 붙여 출전한 것은 유니폼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현장에서 러셀 선수의 출전 중지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배구연맹은 "대한항공이 연맹에 등록한 선수의 등번호는 김관우 15번, 러셀 51번이었다. 이날 경기에 대한항공은 김관우 51번, 러셀 15번 유니폼을 지참해 경기 전 착용하고 있었다"며 "이에 연맹은 선수 번호가 잘못된 것을 발견해 구단에 알려줬다. 대한항공은 러셀의 유니폼을 51번으로 수정해 연맹에 제출했다. 이에 운영본부는 해당 유니폼을 승인한 후 경기 전 양 팀 감독에게 이 상황을 공지하고 경기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연맹의 '대회운영요강 제39조 유니폼 색상 1항'에 따르면 '한 팀의 모든 선수는 승인된 같은 색(바탕색, 글자색)과 디자인(반팔 혹은 민소매, 엠블럼 위치, 무늬 형태 등)의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연맹은 "러셀의 유니폼은 경기 시작 기준으로 해당 유니폼 규정에 따라 선수단의 기승인된 유니폼과 같은 색, 그리고 디자인의 유니폼이라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한국전력에서 제기한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 A.3.1.1.2 Printed Information on the uniform Jersey'에 대해 당 연맹의 해석은 '유니폼 내에 번호, 로고, 국가명, 이름 등이 아래의 기준에 맞게 표기돼 있어야 된다'고 해석했다"며 "대한배구협회에 확인한 결과 해당 규정은 당 연맹의 해석과 동일하다는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다만 운영본부에서 러셀, 김관우의 경기 출전을 승인한 것과는 별개로, 선수들이 경기장 도착 후 수정 전까지 착용하고 있었던 유니폼에 대해 연맹은 '징계 및 제재금, 반칙금 부과기준(공식경기) 4. 통제 및 금지사항 위반 ⑥ 유니폼 착용 위반 (지정위반 착용)'에 의거해 제재금을 부과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과거 사례를 몇 가지 제시했다. 2007-2008시즌 도중이던 2007년 12월 11일 현대건설-KT&G전에서 김재영의 유니폼에 티파니의 선수명을 임시 부착한 뒤 1~3세트 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2017-2018시즌 중이던 2017년 10월 31일에는 현대캐피탈-OK저축은행전에서 원정팀이던 OK저축은행이 지정된 유니폼이 아닌 홈 유니폼을 착용했다. 당시 현장 경기감독관의 승인 후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대신 OK저축은행엔 유니폼 착용 위반(색상)으로 출전 선수 17명에게 징계금을 부과했다.

다만 한국전력은 유니폼과 관련해 억울한 과거가 있다. 2017년 2월 14일 대한항공과의 경기 당시 한국전력 강민웅이 유니폼을 잘못 가져와 동료 선수들의 반소매 유니폼과는 다른,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준비했다. 엠블럼 위치에도 차이가 있었다.

한국전력은 경기 전 강민웅의 출전 가능 여부를 확인 후 그를 경기에 투입했다. 그러나 1세트 중반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강민웅의 유니폼을 문제 삼았다. 결국 혼란 끝 대한항공이 14-12로 앞선 상황서 게임이 중단됐다. 심판진은 한국전력의 점수를 강민웅이 출전하기 전인 1점으로 돌려야 한다고 판단했고, 1세트 점수는 14-12에서 14-1로 바뀌었다.

해당 경기 후 연맹은 부정선수 판정 및 점수 무효화 등으로 잘못된 규칙 적용을 한 이 경기의 경기위원과 심판위원, 주심과 부심에게 출장정지 및 징계금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어 한국전력은 8년 만에 다시 유니폼 관련 논란을 겪게 됐다.

연맹은 "관련된 사안과 유사한 상황에서 구단들의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유니폼 관련 규정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관련 사례를 모아 교육을 진행하고 추후 기술위원회 때 감독들을 대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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