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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한화 감독은 출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본인이 던지겠다고 이야기한 것 같은데, 상황을 보겠다”고 확답은 미뤘다. 어쨌든 류현진의 자청이 만든 가능성이었다.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 실패 위기에 몰린 가운데, 류현진이라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팀에 뭐라도 도움이 되어야 했다.
류현진은 전형적인 선발 투수로 컸고, 또 선발로 활약했으며 선발로 정점을 찍은 전형적인 선발 투수다. 심지어 우리보다 수준이 훨씬 높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붙박이 선발’로 활약한 선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산 186경기에 나갔는데 이중 1경기를 제외한 185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포스트시즌 9경기 등판도 모두 선발이었다.
불펜 루틴에 익숙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6차전이 있다면, 선발을 앞두고 이날 불펜 피칭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불펜 피칭을 실전에서 1~2이닝 정도 던지며 대체하겠다는 것인데 이것도 해본 선수가 한다. 류현진은 이런 경험이 근래 별로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잘못될 수 있는 각오를 해야 가능한 자청이었다. 그리고 류현진은 망설임 없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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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올해 정규시즌 2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하며 복귀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3.87)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와 다르게 캠프부터 착실하게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ABS에도 잘 적응했다. 그래서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리그를 평정했던 그때 ‘괴물’ 류현진에 비하면, 지금의 류현진은 역시 낡아 있었다.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류현진은 삼성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했지만 갈수록 힘이 빠진 끝에 4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LG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3이닝 동안 홈런 한 방을 포함해 무려 7개의 소나기 안타를 맞으면서 7실점하고 무너졌다. 류현진으로서는 굴욕적인 날이었다. 5차전 2이닝 1실점까지, 류현진은 올해 포스트시즌 9이닝 동안 무려 13점을 줬다. 즉, 올해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13.0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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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전성기 때 돌아와 한화의 포스트시즌을 이끌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이 길어지면서 이는 의미가 없는 가정이 됐다. 우승 반지에 대한 목마름도 길어지고 있다. 이제 개인적으로 이룰 것은 다 이뤘는데 딱 하나, 우승 반지가 없다. ‘무관의 제왕’이라는 단어가 절로 생각난다.
류현진은 한화 1기 시절 2006년 한국시리즈가 가장 높은 무대였다. 이후로는 가을 무대 한 번 밟는 게 참 힘들었다. 2013년 다저스와 계약한 뒤 2019년까지 뛰면서 지구 우승은 매년 했지만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얻지는 못했다. 공교롭게도 다저스는 류현진이 이적한 직후인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토론토 시절에는 월드시리즈 근처에도 못 갔고, 한화로 돌아와서도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내년에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찜찜한 타이틀을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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