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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신예은 “사랑보다 깊은 우정을 알게 된 ‘백번의 추억’...삶을 배웠던 시간”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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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신예은’이 하는 연기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하고, 그만큼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2025년 배우 신예은의 시계는 무척이나 바쁘게 흘러갔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에 이어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까지, 연이어 두 작품에서 활약한 신예은은 모든 것이 끝나고 난 후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만 같다. 제가 연기했던 인물들의 마음이 제 안에 담겨있다 보니 끝이라는 것이 ‘벌써?’ 싶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1980년대 100번 버스 안내양 영례와 종희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사람의 운명적 남자 재필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청춘 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 서종희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신예은은 통통 튀는 버스 안내양의 매력부터, 친구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첫사랑을 포기하는 ‘사랑보다 깊은 우정’까지 보여주면서, 한층 성장한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매일경제

    사진=엔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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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이라는데 기분이 이상해요. 제가 했던 작품이 동시에 종영하는 것이 처음이기도 하고. ‘탁류’와 ‘백번의 추억’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혹시 내가 놓친 것은 없었을지 많이 돌아보기도 했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운 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확실한 건 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을 준 작품이라는 거였죠.”

    베테랑 배우와 제작진이 만들었던 ‘탁류’를 통해 대본을 분석하는 법부터, 스스로 의심하고 질문하는 시간을 통해 열린 마음과 생각을 배웠다면, ‘백번의 추억’은 함께 하는 상대 배우를 통해 삶을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신예은은 이야기했다.

    “제가 연기를 할 때마다 함께 하는 배우들과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제가 정답은 아니니까요. 지금 저의 삶이 직진을 걷고 있지만, 사람들이 사는 삶, 걷는 길의 형태는 다양하잖아요. 어떠한 사람은 구불구불한 길을 가기도 하고, 또 때로는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곳이 바로 드라마와 영화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안에서 연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라는 사람이 어떻게 나아가는 게 좋을지를 배울 때가 정말 많더라고요. 저는 이번에 ‘백번의 추억’을 하면서 다미 언니와 정말 많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작품을 준비하는 언니의 자세와 태도,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보게 됐고, 그를 보면서 정말 ‘멋진 사람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저도 언니의 좋은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많이 생각했어요.”

    김다미와 성격이 비슷하고, 결이 같아 서로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고백한 신예은은 “뒤로 갈수록 눈만 봐도 서로의 감정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고백했다. 밝고 에너지 넘쳐 보이는 이미지 와는 달리 실제로는 내향적인 성격에 가깝다고 고백한 신예은은 “다미 언니는 그러한 저의 모습을 알아주니 굳이 제가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편안한 것이 있었다”고 살며시 미소 지었다. 그런 김다미가 영례를 해주었기에, 영례와 종희의 워맨스가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고.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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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종희로 살았잖아요. 제가 봤을 때 제가(종희가) 가지지 못했던 것을 다 가진 아이가 영례라고 생각해요. 종희가 바라보는 영례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맑음, 물론 그도 삶에 고난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가득 받은 아이라고 봤어요. 반면 종희는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존재잖아요. 사랑받지 못해서 방어하는 종희와 달리 영례는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보고 다가가죠. 어쩌면 종희는 넓은 마음과 시선을 지닌 영례가 신기해서 호기심을 품고, 그게 동경으로 가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종희로 살면서 우정이 무엇인지도 알게 됐고, 이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것도 경험했죠. 다른 행복을 경험하지 못했던 종희였기에, 어느덧 그의 마음에 영례라는 영역이 크게 자리 잡지 않았나 싶었어요. 만약 ‘영례’ 말고 다른 행복을 경험했다면 다른 선택을 찾아봤을 텐데, 종희에게 영례는 처음 보는 행복이니 놓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자신보다 더 좋아하는 인물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종희에게 영례가 ‘행복’이었다면, 종희에게 재필은 어떤 존재였을까. 이에 대해 신예은은 “순수”라고 털어놓았다.

    “종희의 입장에서는 ‘이성’이란 어떠했을까요. 생각해 보면 친오빠인 종남(정재광 분)이 있었기에, 부정적인 시선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 상황에서 재필을 만난 거죠. 둘 다 수무살 어린 나이였잖아요. 어저면 종희는 재필의 따뜻하고 순수한 얼굴에 사랑을 느낀게 아닐까 싶어요. 허남준 선배와 호흡이요? 사실 저희 학교(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선배세요. 제가 16학번이면 선배는 13학번인가로 알고 있어요. 만나기 전까지 학교 선배라고 해서 막연하게 어려운 느낌이 있었죠. 거기에 전 작품이 ‘유어아너’셨잖아요. 너무 무섭게 나오셔서, 다가가기 어렵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선배께서 저를 더 어려워하더라고요. 직접 만나고 느낀 건 ‘이 사람도 재필처럼 순수한 청년이구나’였어요. (웃음) 실제로 남준 선배가 저희를 조심스럽게 대해주시기도 했고, 저희가 놀리면 ‘왜 그래 나에게’ 이러기만 하셨어요, 하하. 요리하시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사랑이 가득한 멋진 남자다 싶어요. 왜 허남준이라는 배우가 재필로 캐스팅 됐는지 알 거 같더라고요.”

    재필의 순수함을 뜨겁게 사랑했지만, 그럼에도 종희의 마음 속에는 영례가 차지하는 영역이 더 컸기에 자신 역시 영례와 재필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영례를 택했을 거라고 말한 신예은은 “옛날부터 발란스 게임에서 사랑과 우정을 고르라고 하면 무조건 사랑이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우정에서 오는 행복과, 편안함을 더 깊게 알게 돼서, 조금 고민해 볼 거 같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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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틴’의 성공으로 연기 데뷔와 동시에 빠르게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던 신예은은 이후 ‘어서와’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경우의 수’ ‘유미의 세포들2’ ‘더글로리’ ‘꽃선비 열애서’ ‘정년이’ 등 굵직한 작품에서 열연을 펼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쉴 틈 없이 연기를 펼쳐온 신예은은 한때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황 속에서 해나가야 하는 것들은 많고, 그 안에서 기대만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눈물 짓기도 했다며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러다 다가온 휴식을 통해 다시 여유를 배웠고, 이후 주어진 것에 감사하게 됐다고 말한 신예은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많이 중요시 여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작품 끝나고 나서 남는 건 촬영장에서 모습이지, 숫자가 아니더라고요. 앞으로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안에서 어떻게 연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제가 맡은 배역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요즘인 것 같아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신예은은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기에, 앞으로도 계속 바뀔 거 같지만, 우선은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 욕심이지만, 제 작품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웃음) 그리고 저는 그만큼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더 멀리 봤을 때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해요. 배우의 삶이 건강하지 못하면 나에게도 영향이 가다 보니, 이 모든 것이 잘 이뤄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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