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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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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뉴 감독의 말이 옳았다...'불법 베팅 스캔들' 튀르키예프로축구, 1024명 중 102명 우선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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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베팅에 선수·심판 무더기 징계
    “우리는 시스템과 싸우고 있다”
    ···무리뉴 발언, 1년 만에 재조명


    한국일보

    2023년 5월 19일 당시 조제 무리뉴 AS로마 감독이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준결승 2차전이 끝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레버쿠젠=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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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상대팀이 아니라 시스템과 싸우고 있다. 그 시스템은 제 입을 막으려 할 거다. 튀르키예에 실제로 와서 보니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

    조제 무리뉴 전 페네르바체(튀르키예) 감독의 말이 옳았다. 페네르바체의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맹렬하게 항의하던 그는 튀르키예 축구의 미래를 예견했다.

    튀르키예 프로축구가 전례 없는 대규모의 불법 베팅 스캔들로 전 세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 국적 심판에 대한 불신으로 타국의 심판을 모셔와 경기를 치렀던 무리뉴 감독의 언행 역시 재조명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의 디애슬레틱은 14일(한국시간) 튀르키예축구협회(TFF)가 1·2부 리그 선수 102명에게 최대 12개월의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불법 스포츠 베팅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징계 명단에는 튀르키예 명문 구단 갈라타사라이 소속 에렌 엘말르와 메테한 발타치도 포함됐다. 특히 엘말르는 이번 징계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TFF는 이번 조사에서 1,024명의 선수가 불법 베팅에 연루된 정황이 확인됐으며, 이 중 1·2부 리그 선수 102명에 대한 징계만 먼저 확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나머지 3·4부 리그 선수들에 대한 징계도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번 사태로 1·2부 리그는 경기 일정이 그대로 진행되지만 3·4부 리그는 2주간 경기가 중단된다. 대규모 징계로 인한 전력 누수를 보완하기 위해 TFF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15일의 추가 이적 및 등록 기간을 요청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과도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TFF는 지난 10월에도 베팅 스캔들에 연루된 심판 149명을 정직 조치한 바 있다. 해당 심판들은 8개월에서 12개월 사이의 징계를 받았으며, 3명의 심판에 대해서는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지난해 무리뉴 감독이 남긴 발언은 축구 팬들에 의해 재소환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무리뉴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대팀이 아닌 시스템과 싸우고 있다. 시스템을 상대로 싸우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심판 판정을 두고 작심발언을 했다. 이어 "그 시스템은 내 입을 막으려 할 거다. 튀르키예에 오기 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믿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와 보니 내가 들은 것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7월부터 페네르바체 지휘봉을 잡았던 무리뉴 감독은 튀르키예 리그 심판진에 대해 강한 의혹을 피력해왔다. 실제로 지난 2월 베식타스와의 경기에선 양 구단이 함께 튀르키예 국적 심판이 아닌 슬로베니아 국적 심판을 데려와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김지윤 인턴 기자 kate74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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